“홍범도가 뼛속까지 공산당”이라고 한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의 주장이 잘못된 해석이라는 반론이 제기됐다.
이 사무총장은 자유시참변 이후인 1921년 발표된 일부 문서와 사후 부고장 등 두 가지 사료(史料)를 홍범도 장군의 공산당 신봉의 근거로 제시했지만, 이를 통해 확정해 단언하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특히 이 의원이 근거로 제시한 책의 저자인 장세윤 성균관대 동아시아역사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본인의 집필 의도와 다르게 왜곡 해석되는 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장 연구원은 4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이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소개한 내용은) 제가 쓴 글의 취지와 어긋난다. 자의적으로 편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해당 성명서(우리 고려 노동 군중에게)로는 홍범도의 사상·이념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다’고 책에서 분명히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는데 일부만 딱 떼 내어 왜곡 주장한 것은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의원은 3일 자신 페이스북을 통해 장 연구원이 쓴 책(『장세윤, ‘독립전쟁의 영웅’ 홍범도의 귀환, 그 시사점과 과제』)의 일부 내용을 인용하면서 홍범도 장군이 뼛속부터 공산당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홍범도 장군은 자유시참변이 일단락된 후인 1921년 9월 스스로 고려공산당 간부라고 밝히고 ‘우리 고려 노동 군중에게’라는 문건도 발표했다. 이 문건에서 ‘우리의 적은 일본 침략주의자뿐 아니라 동족 내부의 관료 및 유산자(有産者), 외홍내백(外紅內白, 겉만 붉고 안은 하얀)의 가면 공산당원들이다’라며 뼛속까지 붉은 공산당원이 아니면 우리 민족까지도 적으로 돌렸다”고 말했다.
홍범도 장군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역사학자 반병률 한국외대 사학과 명예교수도 이 의원이 제시한 사료들은 결코 홍범도 장군이 공산당을 신봉했다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 교수는 이날 쿠키뉴스에 “이 의원이 홍 장군의 공산당 신봉 증거로 제시한 성명서는 독립군을 무장 해체시켰던 이들이 (책임을 면피하기 위해) 명의를 도용한 것으로 보는 것이 더욱 적합해 보인다”며 “아무리 독립군 사이 노선이 다르다고 해서 같은 민족 사람이 몰살당했는데 잘 죽었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이 근거로 제시한 홍범도 장군 부고장 내용에 대해서도 “사회주의 국가에 볼셰비키가 다수당인 상황에서 당연히 부고장에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느냐”며 ““당시의 시대적 상황이나 맥락 등을 이해하고 접근해야지 현재의 기준으로 다른 시대와 다른 사화를 판단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