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일본 나가사키현 하시마섬(군함도) 탄광 등 매이지 산업혁명 유산과 관련해 ‘관련국들과 지속적인 대화를 하라’는 내용의 권고문을 조만간 채택할 전망이다.
10일 세계유산위 홈페이지, 외교당국 등에 따르면 세계유산위는 이날부터 25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제45차 세계유산위 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회의에서 일본이 지난해 12월 제출한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 보존현황보고서를 평가하고 결정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일본은 지난 2015년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면서 조선인 강제노역을 포함한 ‘전체 역사’를 알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고, 세계유산위 등 국제사회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일본 정부는 희생자를 기리는 정보 센터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유산 현장이 아닌 도쿄에 만들었다. 조선인 차별과 인권 침해가 있었다는 사실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이에 세계유산위는 지난해 7월 “강제노역에 동원된 조선인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며 일본에 강력한 유감을 표하는 결정문을 내놓기도 했다. 당시 세계유산위는 일본에 보존 현황 보고서를 낼 것도 요청했는데, 이 보고서를 세계유산위가 공식 평가한 결과가 이번에 결정문 형태로 나오는 것이다.
이번 세계유산위의 평가는 또 다른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일본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절차가 추진되는 상황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현재 사도광산은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심사를 받고 있으며, 최종 등재 여부는 내년 세계유산위에서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