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청년 정치를 말했을 때 딱 떠오르는 청년 정치인이 없다는 민주당 내부의 비판이 있다. 국민의힘은 30대 최초 당 대표가 된 이준석 전 대표를 비롯해 잠시 ‘청년 정치 돌풍’을 일으키며 주목받은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까지 존재감을 보이는 청년 정치인이 존재하나 민주당은 두각을 보이는 인물이 없다는 자조 섞인 말이다.
이러한 현실에 작은 변화를 이끌어보겠단 인물이 등장했다. 바로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에 뽑힌 양소영 위원장이다. 양 위원장은 지난 5월 이후 일련의 사태를 겪으면서 당내 일부 세력에게는 ‘비명계’ 내지 ‘어린 수박’으로 불리고 있는데 지금의 시련을 극복하고 진정성을 인정받는 날이 오기를 고대하고 있다.
민주당 내 가장 젊은 조직을 표방하는 전국대학생위원회는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코인 논란 등으로 당의 도덕성이 바닥까지 추락했던 지난 5월 가장 젊은 목소리로 당의 쇄신을 촉구했다. 다만 돌아오는 것은 칭찬이 아닌 비난이었다. 특정인을 겨냥하지도 또 당 대표 체제를 부정하지도 않았지만, 대학생 청년들의 충정이 누구에게는 그토록 불편했던 것이었을까.
당시 논란의 중심에 섰던 대표 인물이자 청년 정치인 양소영 전국대학생위원장을 쿠키뉴스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났다.
다음은 양 위원장과 일문일답.
-민주당엔 유력 청년 정치인이 없다는 평가가 있다
▷불편한 진실이다. 뼈아프게 받아들인다. 그래도 누구보다 절 주목해주셨으면 한다. 지금은 이 전 대표에 비해 역량이 부족할 수 있지만 이 전 대표가 인정받는 데 10년 정도 걸린 것처럼 내게도 시간이 필요하다. 주체성을 갖고 올바른 정치적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5월 추락한 당의 도덕성 회복과 당 쇄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이후 ‘비명계’로 낙인찍혔다. 기자회견을 한 이유는
▷처음에는 코인 논란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다가 현장 대학생들, 당원들과 치열하게 토론하면서 생각을 달리했다. 현행법상 가상자산이 공개 대상이 아니기에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가 아니지만, 뭔가 잘못됐음을 파악했다. 그 당원 친구는 내게 ‘만약 대학교수가 강의 시간에 코인이나 주식 투자하는 것이 알려졌는데 아무 조치를 안 하는 게 맞느냐’라고 물었고, 그 말을 듣는 순간 멍해지더라. 결국 치열한 내부 토론 끝에 기자회견을 했다.
-당내서 비판을 받고 있는데 무섭지 않나
▷인간인데 당연히 무섭다. 기자회견 직후에는 무분별한 인신공격과 테러에 혼자 돌아다니는 것조차 무서웠다. 하지만 충분히 감수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피하지 않는다. 물러서면 제2의 양소영은 없을 것 같다. 굴복하면 다른 후배들도 ‘양소영도 결국 기성 정치권의 강압을 못버티고 당했다’는 인식을 갖고 다시는 어떤 청년들도 진짜 청년의 이야기를 말하지 못할 것 같다.
-정치입문 계기는
▷초등학교 사회 시간 노무현 전 대통령의 5공 비리 청문회 영상을 우연히 보고 결심했다. 그전까지는 정치인은 싸움을 잘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당당한 그의 모습을 보고 반했다. 특히 경상도 출신인 노 전 대통령이 호남의 압도적인 지지로 대선 후보가 된 모습도 내 마음을 흔들었다. 성인이 되면 민주당에 입당해 정치를 해야겠다고 다짐했고, 대학생 당원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당직자 생활을 했던 것으로 아는데
▷정치 활동과 생계를 동시에 어떻게 유지할까 고민 거듭해오다 취업 시기가 돼 당직자의 길에 도전했다. 보좌진에 도전해볼까도 고민했지만, 한 의원이 아닌 당의 당직자로 활동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3수 끝에 당직자가 됐지만, 현실 정치인의 꿈을 지울 수가 없었다. 결국 지난해 전국대학생위원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돼 활동 중이다.
-임기 1년을 맞는다. 그간 성과가 있다면
▷당당하게 ‘해외정당 교류 프로그램’ 최초 도입을 말하고 싶다. 일부 청년들은 지금 해외를 나갈 때냐면서 비판하는 시선도 있지만, 떳떳하지 않은 일이 결코 아니다. 임기를 시작하면서 6개월 넘게 준비했던 것이고 과거 송영길 의원실에서 주관했던 일본 정당 교류 프로그램 경험을 토대로 필요에 의해 추진했다. 인도네시아 정당 교류를 마련한 것은 윤석열 정권에 들어서면서 거의 백지화된 ‘신남방정책’과 맥을 함께하는 측면도 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