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 거주 중인 A씨(51)는 아내와 16세, 14세 자녀 두 명과 함께 산다. A씨는 공사장으로 출퇴근하며 한 달에 190만원 정도의 수입이 있다. 기름값을 빼고 나면 생활비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A씨는 생계급여를 신청했지만, 소유하고 있는 2018년식 SM5(1998cc)의 차량가액 1000만원이 100% 월 소득으로 환산돼 탈락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생업용 자동차 기준이 완화된다. A씨의 경우 약 50만 원의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향후 3년간의 기초생활보장제도 정책 방향과 개선 과제를 담은 ‘제3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2024~2026)’을 19일 발표했다.
우리나라 빈곤율은 2018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6위다. 특히 2021년 기준 65세 노인빈곤율은 37.6%로, OECD 국가 중 1위다. 또한 빈곤선(중위소득 50%) 이하 빈곤층의 평균 소득과 빈곤선의 차이를 나타내는 빈곤갭은 2018년 OECD 국가 중 9위로 적극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후의 사회 안전망’으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도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사회연구원의 2021~2023년 기초생활보장 실태조사 및 평가연구에 따르면 수급자의 소득이 기준 중위소득의 40% 이하지만 생계·의료급여를 수급 받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은 2021년 66만명에 달했다.
복지부는 이번 제3차 종합계획을 통해 국민의 기초생활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개선 과제들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빈곤 사각지대를 적극 해소한다. 의료 필요도가 높은 중증장애인 등에 대한 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완화했다. 부양의무자가 연 소득 1억원 또는 일반재산 9억원 초과 시 생계급여 대상에서 제외하는 예외규정 기준 개선 등을 통해 5만명 이상이 추가로 의료급여 혜택을 받게 된다.
또한 주거급여 선정 기준을 기준 중위소득의 47%→50%로 상향해 약 20만명이 추가로 주거급여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재산 기준도 대폭 완화해 과도한 기준으로 수급에서 탈락하는 경우를 최소화한다. 현재 재산가액 100%를 소득으로 산정하는 자동차재산에 대해 다인·다자녀 등 수급가구에는 1600cc 미만 승용자동차에만 적용하던 일반재산 환산율(4.17%)을 2500cc 미만 자동차까지 완화해 적용한다.
이어 기초생활 보장수준을 강화한다. 생계급여 선정 기준을 기준 중위소득의 30%→35%까지 상향해 약 21만명이 추가로 생계급여 혜택을 받게 되고, 최저보장 수준도 크게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탈수급, 빈곤완화를 위해 △청년층 근로·사업소득 추가공제 대상을 24세 이하→30세 미만 청년으로 확대 △기초 생활수급자 수 증가에 따른 자활근로 참여자 확대 △자산형성 수혜자 누적 11만3000명→15만명까지 확대 등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내년도 투입되는 예산을 대폭 늘린다. 정준섭 복지부 기초생활보장과장은 지난 18일 사전설명회를 통해 “2024년도 정부 예산안에 기초생활보장 예산은 국비 20조3000억원이 편성된다. 올해보다 약 1조7000억원 증액된 수준”이라며 “지방비까지 포함하면 내년도 예산은 25조6000억원이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제3차 종합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해 빈곤층의 최저생활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비수급 빈곤층 등 빈곤 사각지대를 적극적으로 해소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향후 3년 간 생계 21만명, 의료 5만명, 주거 20만명이 추가로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