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에 문제 판 교사, 수능‧모평 출제까지…24명 적발

학원에 문제 판 교사, 수능‧모평 출제까지…24명 적발

기사승인 2023-09-19 15:36:54
장상윤 교육부 차관. 연합뉴스

교육부가 사교육 업체에 문제를 팔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모의평가(모평) 출제에 참여한 교사 24명을 적발했다. 교육부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공동으로 4명을 고소하고, 22명(2명 중복)을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교육부는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장상윤 교육부 차관 주재로 ‘제4차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범정부 대응협의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협의회에는 공정거래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경찰청, 병무청, 시·도 교육청 등이 참여했다.

교육부가 지난달 1~14일 사교육 업체와 연계된 영리행위를 한 현직 교사의 자진신고를 접수한 결과 322명이 자진 신고했다. 교육부는 이들의 명단을 2017학년도 이후 수능·모평 출제 참여자 명단과 비교해 겹치는 24명을 적발했다.

교육부는 사교육 업체에 모의고사 문제를 판매한 뒤 그 사실을 숨기고 수능·모평 출제에 참여한 4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겠다는 방침이다. 수능·모평 출제위원은 최근 3년간 판매된 상업용 수험서 집필 등에 관여한 적이 없다는 서약서를 써야 하는데 사교육 업체에 문제를 판매한 사실을 숨기고 거짓으로 출제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 중 3명은 수능과 모평 출제에 모두 참여했고, 1명은 모평 출제에만 참여했다.

수능·모평 출제에 참여한 후 사교육 업체에 문제를 판매한 22명은 청탁금지법에 따른 ‘금품수수 금지’, 정부출연연법상 ‘비밀유지 의무 위반’ 혐의로 수사의뢰하기로 했다. 수능 출제 교사는 출제 기간 인지한 모든 사항을 비밀로 할 의무가 있다. 이 가운데 2명은 고소와 수사 의뢰를 함께 진행한다.

교사들로부터 문제를 사들인 사교육 업체 21곳 또한 같은 혐의로 수사 의뢰할 방침이다. 이들 업체 가운데는 다수의 계열사를 거느린 유명 입시업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2024학년도 수능 출제진을 구성할 때 사교육 업체에 문항을 판매한 이력이 있는 교사를 철저히 배제할 계획이다. 특히 사교육 업체 문항 판매자의 수능·모평 출제 참여를 막는 제도 개선안을 올해 하반기 내 마련할 예정이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사교육 카르텔이 뿌리를 내려 수능의 공정성을 위협하고 청년세대 병역의무의 공정성까지 훼손하고 있음이 드러났다”라며 “관계 기관과 함께 사교육 카르텔을 끊어 내는 일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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