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놀라게 한 선택…삼성은 왜 조준희를 택했나 [KBL]

모두를 놀라게 한 선택…삼성은 왜 조준희를 택했나 [KBL]

기사승인 2023-09-21 18:36:09
1라운드 4순위로 서울 삼성의 지명을 받은 조준희(왼쪽)과 은희석 감독. 한국농구연맹(KBL)

21일 ‘2023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가 열린 서울 잠실학생체육관. 4순위 지명권을 가진 서울 삼성의 은희석 감독의 이름에선 예상치 못한 이름이 나왔다. 국내 대학무대에서 활약한 선수가 아닌 캐나다에서 농구를 하며 일반인 드래프트 자격으로 도전장을 내민 조준희가 선택을 받았다. 조준희의 이름이 불린 순간 장내는 모두 술렁였다.

예상치 못한 지명이었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문정현(수원 KT), 박무빈(울산 현대모비스), 유기상(창원 LG)로 이어지는 빅3는 예상대로 일찍이 지명을 받았다. 마땅한 4순위 선수가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이 중 후보군에는 얼리 엔트리로 프로에 도전장을 내민 고려대 3학년 신주영과 중앙대 4학년 가드 이주영이 4순위 후보군으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은 감독의 선택은 조준희였다. 

조준희는 2004년생으로 이번 드래프트에 도전장을 낸 참가자 중 가장 어리다. 일반인 자격으로 KBL에 입성한 조준희는 미국 세리토스대를 휴학 중이다.

조준희는 한국에서 엘리트 농구를 거치지 않았다. 초등학교 시절 캐나다로 간 이후 취미로 농구를 하다가, 중학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농구를 시작했다. 경력도 6년 밖에 되지 않는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턱 없이 모자르다. 대신 미국 유망주 아카데미인 IMG 아카데미 등 여러 곳에서 실력을 닦고 길렀다. 

은 감독은 “조카가 (조준희와) 같은 학교에 있어서 알고 있던 선수다. 내가 대학에 있을 때 스카우트를 하려고 눈여겨 봤던 선수”라면서 “드래프트에 들어오기 전까지 결정을 고민했다. 여러 의견이 있었지만, 젊고 에너지 있는 선수가 팀에 녹아든다면 침체된 분위기에서 조금 더 시너지를 낼 것으로 봤다. 쉽지 않았지만 후회 없는 선택”이라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은 감독은 조준희의 가능성을 체크했다. 조준희를 확인하기 위해 일반인 드래프트 장에도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은 감독은 “강약 조절이나 수비에선 단점이 있지만, 피지컬은 확실한 선수”라고 언급했다. 조준희는 이번 드래프트가 열리기 전 신체 능력을 평가하는 드래프트 컴바인에서 맥스 버티컬 점프(달려서 높이 뛰기)에서 91.20㎝를 기록해 전체 1위에 올랐다. 187.2㎝의 가드인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수치다.

트라이아웃에서 활약한 조준희(19번). 한국농구연맹

조준희가 드래프트에 앞서 이날 오전 트라이아웃에서 맹활약을 한 것도 삼성의 지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조준희는 첫 번째 경기에서 16득점 1리바운드 등을 기록했고, 두 번째 경기에서 역시 11득점 1도움 2리바운드 등을 올리며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조준희도 이른 지명을 예상치 못한 모습이었다. 한국말이 약간 어눌기도 했지만 당찬 포부도 전했다.

그는 드래프트 지명 행사가 끝나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혀 예상치 못했다. 내 이름이 불리는 순간 시간이 느리게 가는 느낌이 들었다”라면서 “어쨌든 뽑아준 만큼 열심히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체육관에 가서 바로 농구를 하고 싶다”고 얼떨떨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다른 선수들과는 다른 길을 걸어와 지명을 예상치도 못했지만, 나 역시 노력을 했기에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믿었다”고 덧붙였다.

조준희는 자신의 장점으로 “꾸준히 콤보 가드를 맡고 있다. 슈팅, 운동신경, 스피드가 장점이지만, 아직 수비는 부족해서 배우면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며 자신의 장점을 소개하면서 “아무나 프로 무대에 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마음을 단단히 먹겠다”고 마음가짐을 다졌다.

끝으로 그는 “팀에서 에너지를 끌어 올리고, 안정감 있는 만능선수가 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잠실=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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