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교원의 학생생활지도 고시’가 시행되고 있지만, 교사 10명 중 7명은 학교 현장의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지난달 19~22일 4173명을 대상으로 긴급 현장 실태조사를 실시해 4일 내놓은 결과, 교사의 72.3%는 고시 발표 이후 학교에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고 4일 밝혔다.
최근 교육부는 잇따른 교사들의 사망으로 교권 침해 문제에 대한 심각성이 커지자 교원의 학생생활지도 고시안을 발표했다. 고시에는 교원이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을 다른 장소로 분리할 수 있게 하거나 휴대전화 등 휴대용 전자기기를 원칙적으로 수업 중 사용할 수 없는 물품으로 규정했다. 또 합리적 이유가 있을 경우 필요한 범위 내에서 학생의 소지 물품 조사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유치원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고시도 지난달 1일부터 적용됐다.
그러나 이번 설문조사에서 대부분 교사는 고시안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분리 조치의 실효성에는 ‘별 실효성 없다’고 58.7%가 응답했다. 민원 대응팀 운영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63.7%가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분리 조치 시행과정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에 대해 ‘지원 부재’를 가장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리 조치 시행 시 가장 우려되는 점을 묻는 말에 교사들은 ‘인력 지원 부재’(64.9%) ‘학부모들의 인식 변화’(50.2%) ‘정부와 교육부의 지원대책 부재’(47.2%) ‘교육청의 소극적인 태도와 관행’(41.2%) ‘관리자의 인식 변화’(38.9%)라고 응답했다.
민원 대응팀 운영 및 구성 실태에 관한 질문에서는 전반 이상이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어 ‘관리자와 관련 부서 외에는 관심 없음’(18.8%) ‘관리자의 소극성’(14.5%), ‘관련 부서와 업무담당자의 책임’(11.6%) 등의 응답도 나왔다.
응답에 참여한 교사들은 기타 의견으로 분리 조치 갈등과 관련해 △전담 인력 배치, 대안 프로그램 등 필요성 △학부모 거부시 대처방안 미흡 △비교과 교사에게 떠넘겨지는 부작용 △여전히 모호한 관리자의 역할 등 답변을 냈다.
전교조 관계자는 “교육부 고시안은 ‘학교가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다’는 명분과 근거를 제시했지만, 그와 별개로 구체적인 실행을 위한 추가 인력 및 예산·공간지원이 선행되지 않으면 실효성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이 이번 설문을 통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