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는 2030 취약계층…자금난 ‘가중’

갈 곳 없는 2030 취약계층…자금난 ‘가중’

시중은행 20대 중저신용자 대출 잔액 1조1522억원…2019년 대비 63% 감소
청년세대 건전성도 악화…소액생계비 대출 차주 27% 이자도 못내

기사승인 2023-10-05 14:41:39
쿠키뉴스DB.

최근 20대들을 중심으로 대출문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어려워지다 보니 저축은행과 캐피털사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소액생계비대출을 받고 이자 조차 갚지 못하는 미납자 중 절반이 2030세대로 집계되는 등 청년세대의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윤창현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국내 주요은행 가계신용대출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중저신용자 대출 잔액은 18조255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중은행들은 중저신용자들 중 소득이 적고 처분 자산이 부족한 20∼30대의 비중은 줄이고, 40∼60대의 비중은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 연령대 중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떨어지는 20대 중저신용 청년층 축소가 컸다. 20대 중저신용자 대출 잔액은 2019년 3조1172억원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1조1522억원으로 63%(1조9650억원)나 감소했다.

실제로 시중은행들의 대출문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서 신규로 신용대출을 받은 고객의 평균 신용점수는 925.13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14.29점 높아진 수준이며, 올 1월과 비교해도 10.13점이나 높은 수치다.

대출문턱이 높아지는 것에 더해 2030 취약계층들의 건전성도 악화일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의원이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대 이하(19~29세)의 소액생계비대출 이자 미납률은 27.4%(9월 5일 기준)로 4명 중 1명은 이자를 제때 내지 못하고 있었다.

소액생계비대출이 제도권 금융을 이용할 수 없는 취약 차주들이 몰리는 제도임을 고려하더라도 월 1만원도 안되는 금액 조차 제대로 갚고 있지 못하는 20대의 수가 25%를 넘어가는 셈이다.

그나마 청년층들에게 자금공급을 하고 있는 곳은 인터넷은행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은행(카카오·케이·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잔액은 2019년 1조5792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9조5425억원으로 504.2%(7조9633억원) 증가했다. 이 중 20대 중저신용자 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1767억원에서 1조7700억원으로 901.6%(1조5933억원) 증가했다. 

윤 의원은 “고금리, 경기 침체와 같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은행들이 20대 취약계층을 포함해 중저신용자에 대한 문턱을 낮추고, 서민 자립을 위해 공적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인뱅의 경우엔 중저신용자 대출 연체율이 시중은행의 2배 이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에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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