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 가입한 예금 만기가 돌아왔는데 어디 금리 높은 곳 없을까요” (온라인 재테크 커뮤니티)
최근 예‧적금 만기를 맞아 고금리 상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강원도의 지급보증 불이행 사태로 금융사들이 고금리 특판을 진행할 때 가입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에 상호금융권을 중심으로 이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5%대 특판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상호금융권에서 연 5.5%가 넘어가는 예금상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전주송천새마을금고에서는 5일부터 1년 만기 5.54% 금리에 예금을 온라인으로 가입 받고 있으며, 같은 전주의 열린새마을금고도 6일부터 1년 만기 5.53% 금리의 예금 상품을 선보였다. 이밖에 새마을금고를 중심으로 5%대 예금 상품이 지난달부터 연일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부산행복신협 등 신협에서도 5% 예금 상품이 등장했고, 단위 농협에서도 4%를 넘어서는 상품들이 나오고 있다. 이에 시중은행들도 예금금리 인상에 동참하고 나섰다. 각 은행별로 △우리은행 4.05% △신한은행 4.03% △농협은행 4.03% △국민은행 4.00% △하나은행 4.00% 등 예금 금리를 일제히 올렸다.
금융권의 수신금리 인상은 지난해 고금리로 끌어 모은 예‧적금의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지난해 저축은행에서 5%대 1년 만기 예금에 가입한 한 30대 남성은 “예금 만기에 도달해서 새로 돈을 투자할 곳을 찾고 있다”며 “저축은행 금리는 기대에 못 미치고 최근 새마을금고 금리가 높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자금을 예치하거나 채권을 발행해 이들의 예금을 돌려줘야 한다. 상호금융권의 경우 시중은행과 달리 채권 발행이 쉽지 않아 수신금리를 높이는 방법으로 자금조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예금자들이 지난해 고금리 상품에 몰리던 상황과 달라진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에는 예금자보호 제도를 믿고 새마을금고나 신협, 농협 지점을 가리지 않고 예금에 가입하던 이들이 개별 지점의 경영상태를 꼼꼼히 체크하는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올해 새마을금고의 예금이탈 사태를 겪고 뱅크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금융당국은 금융권의 이러한 수신경쟁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지난해 4분기 취급된 고금리 예금의 재유치 경쟁이 장단기 조달·대출금리 상승 우려 등 불필요한 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단기자금시장, 주식·채권시장, 예금·대출시장의 쏠림 현상과 여·수신경쟁 과열 여부 등을 밀착 점검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수신상품의 금리 상승이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는 만큼 이를 경계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당장 자금이 빠져나가는 만큼 당분가 수신금리를 높게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자금이 대거 유치된 만큼 이를 대신할 자금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며 “올해 말까지 수신금리를 높게 가지고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