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의 핵심 병원인 국립대병원이 전공의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방 국립대병원의 전공의 부족이 심각했다. 의대 정원 확대의 필요성이 다시금 제기되는 이유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 국립대 병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23년 7월 기준 전공의 정원과 현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국 15개 국립대병원(본‧분원 구분) 25개 진료과 1년~4년 차 전공의 전체 정원 2632명 중 현원은 2267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정원의 14%가 부족했다.
국립대병원 별로는 충남대병원이 정원대비 전공의 수가 가장 부족했다. 충남대병원은 정원 203명 중 현원이 157명으로 46명이 부족해 전공의 부족률이 23%에 달했다. 경북대병원 분원도 전공의 수가 크게 부족했다. 칠곡경북대병원은 87명의 정원 중 61명의 전공의만 채워 26명(30%)이 부족했다.
이와 달리 서울대병원은 정원 655명 대비 현원 625명으로 부족률은 5%에 그쳤고, 분당서울대병원도 정원 202명 중 현원 194명으로 8명(4%)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방 국립대병원은 전공의 정원조차 채우지 못한 실정이다.
다만 전공의 정원과 현원의 차이는 연차가 올라갈수록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높은 연차일수록 정원 수가 적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진료과별 분석에서도 편차가 컸다. 정원대비 전공의가 가장 적은 진료과는 69%의 전공의 부족 비율을 보인 핵의학과였다. 핵의학과는 정원이 29명이었지만 현원은 정원보다 20명이 적은 9명뿐이었다.
정원이 100명이 넘는 진료과 중 전공의 부족 현상이 가장 크게 나타난 과는 정원 177명 중 현원이 97명으로 정원대비 80명(45%)이 부족한 소아청소년과였다. 전공의가 부족한 과들은 대부분 비인기 진료과로 병리과(52%), 흉부외과(39%), 산부인과(27%) 등이었다. 전공의가 부족한 진료과들과 달리 정원 충족률이 높은 진료과는 마취통증의학과, 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 성형외과 등으로 전공의 정원을 모두 채우고 있었다.
서동용 의원은 해당 사실과 관련해 쿠키뉴스에 “그동안 국립대병원 분원과 수도권 중심의 대형병원이 증가했지만 의대 정원은 늘지 않으면서 지방 국립대병원들부터 전공의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전공의 부족은 결국 의료의 질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에 더 이상 의대 정원 증원을 미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