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무력 충돌에도 소폭 상승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97.07포인트(0.59%) 상승한 3만3604.65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7.16포인트(0.63%) 오른 4335.66, 나스닥지수는 52.90포인트(0.39%) 높은 1만3484.24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증시는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무력 충돌 소식에 하락 출발했다. 하마스는 유대 안식일인 지난 7일 새벽 이스라엘에 수천 발의 로켓을 쏘고 무장대원을 침투하는 등 기습 공격에 나섰다. 이날 이스라엘 총리실 산하 정부 공보실은 하마스의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가 800명 이상, 부상자는 2600명 이상이라고 발표했다. 또 100여명의 인질이 가자지구에 붙잡혀 생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번 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위기감 고조로 국제 유가는 4% 이상 치솟았다. 이번 전쟁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주요 생산국인 이란 배후설이 불거지며 중동 사태가 악화할 수 있다는 불안이 커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59달러(4.34%) 오른 배럴당 86.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2월물 브렌트유 가격도 이날 4% 이상 올라 배럴당 88.1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오후가 되면서 주요 지수는 낙폭을 줄이다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 핵심 인사의 비둘기파적 발언에 시장이 안도했다.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은 이날 전미실물경제협회 콘퍼런스 연설에서 “채권 수익률 상승으로 인한 금융여건 긴축을 계속 의식할 것이며 향후 정책 방향을 평가할 때 이를 염두에 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준은 과잉 긴축 리스크와 과소 긴축 리스크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 민감한 리스크 관리 시기에 있다”며 “금리를 인상할 때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목별로 보면 S&P500지수 내 11개 업종 모두 올랐다. 유가가 치솟으며 에너지 관련주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엑손모빌(3.50%) 셰브런(2.77%) 옥시덴털 페트롤리엄(4.53%) 등 주가는 상승했다.
방위업체 록히드마틴 역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력 충돌 여파로 주가는 8.93% 뛰었다.
주요 항공주는 이스라엘 항공편이 중단된 이후 약세를 보였다. 아메리칸항공(-4.08%) 델타항공(-4.65%) 유나이티드항공(-4.88%) 등 주가는 하락했다.
CBIZ투자자문서비스 애나 라스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를 통해 유가와 방산 항공사의 주식에 대해 “조건반사적인 반응이었다”며 “먼지가 올라간 뒤 다시 내려오고 있다. 실제로 영향이 어디에 있는지 이해하려면 며칠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