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시민’ 신혜선 “야망이 열망으로” [쿠키인터뷰]

‘용감한 시민’ 신혜선 “야망이 열망으로” [쿠키인터뷰]

기사승인 2023-11-03 06:00:35
배우 신혜선. 마인드마크㈜

배우 신혜선에게 영화 ‘용감한 시민’(감독 박진표)은 로망 실현의 장이다. 처음으로 액션에 도전한 그는 배역 이름 그대로 소시민이자, 소시민을 위한 영웅으로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다.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던 학교폭력 가해자를 호쾌한 액션으로 단죄하고 처벌을 이끌어낸다. 긴 팔다리로 마구 내지르는 펀치와 킥이 통쾌함을 끌어올린다. 지난달 19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난 신혜선은 “늘 이런 것에 로망이 있었다”면서 “연기를 통해 판타지를 이뤄내는 재미가 있다”며 미소 지었다.

신혜선은 처음부터 ‘용감한 시민’에 끌렸다. 액션 장르를 꼭 한 번 해보고 싶어서다. “어떤 설득 과정도 없이 내가 먼저 하겠다고 한 작품”이라는 설명이다. 극 설정 상 고양이 가면을 쓰고 싸우는 만큼 부담이 덜하겠다는 기대감도 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아니었단다. 복싱에 기반을 두고 레슬링 기술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소시민이 되기 위해 엄청난 양의 훈련을 소화해야 했다. 드롭킥 등 격투 기술을 익히는 데에만 6개월가량이 걸렸다. 액션 외에도 그를 끌리게 한 건 ‘용감한 시민’이 가진 작품 자체의 매력이었다.

“‘용감한 시민’은 비교적 명료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이에요. 복잡하지 않은 단순한 구조로 속 시원한 느낌을 주려 하거든요. 머리 아프지 않게 볼 수 있는 오락영화일 거란 확신이 있었어요. 시나리오만 봐서는 액션이 어떻게 나올지 예상할 순 없었어요. 하지만 읽는 것만으로도 통쾌해서 이거구나 싶었죠. 서사 없는 악역, 그를 처단하는 멋진 나. 안 할 이유가 전혀 없었어요.”

신혜선이 주연한 ‘용감한 시민’ 스틸컷. 마인드마크㈜

‘용감한 시민’은 신혜선을 알차게 활용한다. 청순한 얼굴과 큰 키, 털털한 성격 등 신혜선이 실제로 가진 매력을 배역과 어우러지게 배치했다. “예전부터 액션을 해보고 싶었다”던 신혜선은 극에서 남성처럼 보일 수 있도록 큰 옷을 입고 극 중 악인인 이준영과 승부를 벌인다. 긴 다리를 세로로 쭉 들어 내리꽂는 킥이 그의 상징이다. KBS2 드라마 ‘발레리나’ 당시 익혀뒀던 다리 찢기 기술을 마음껏 활용한다. 신혜선은 “개인적으로도 가장 자신 있던 기술”이라고 돌아봤다.

극 초반 청순가련 미인 이미지를 고수하고, 정교사가 되기 위해 불의를 외면하려 애쓰던 소시민은 점점 달라진다. 용기 있는 인물을 주로 연기한 그는 이번에도 용감한 소시민으로서 권선징악을 행한다. 신혜선은 “주로 연기했던 강단 있는 인물은 내 환상이 반영된 것”이라면서 “이번에도 역시나 대리만족할 수 있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요즘 그를 움직이게 하는 건 더 많은 경험을 향한 열망이다. 액션에 이끌려 ‘용감한 시민’을 택했듯 또다시 자신을 이끌리게 하는 작품을 기다린다. 야망 많던 샛별은 욕심 가득한 배우로 나아가고 있다.

“인정해요. 예전엔 야망이 가득했어요. 주인공이 되는 게 목표였거든요. 그걸 이루니까 다양한 역할과 장르를 해내고 싶다는 쪽으로 마음이 바뀌더라고요. 저는 목표가 있어야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에요. 지금은 여러 경험을 통해 새로운 목표를 찾아가는 중입니다. 20대 때에는 주인공만을 바랐어서 별다른 걱정도 없었어요. 이뤄둔 게 생긴 이제는 생각이 좀 많아졌죠. 누군가는 제가 정체돼 있다고 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아직도 성장하고 있거든요. 가장 확실한 제 색깔이 뭔지를 보여주고 싶어요. 나름대로 도전을 이어가고 있으니까, 언젠가는 가능하겠죠?”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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