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혁신위원회(혁신위)가 두 번째 키워드 ‘희생’에 맞춘 보좌진 임금·정원 축소안을 제시했다.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국보협)는 이번 결정을 ‘토사구팽’(兎死狗烹)이라고 질타했다.
국보협은 2일 성명서를 통해 “국민의힘 혁신위가 ‘혁신’이 아닌 ‘불신’을 키우고 있다”며 “단 한 번의 소통과 협의 없이 언론을 통해 일방적으로 보좌진 감축 의사를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보좌진 축소는 혁신위 같은 기구가 나올 때마다 단골 메뉴로 등장했다”며 “진짜로 혁신해야 할 것을 모르니 힘없는 보좌진이 늘 표적이 된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보좌진들은 일정 관리를 비롯해 지역 민원 처리, 각종 감사·청문회 준비, 의전, 국회의원 수행, 입법지원 등 다양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특히 바쁜 시기에는 일반적인 노동법도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최근 국보협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보장을 위해 퇴근송을 도입했다. 여러 노력으로 지난 1일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5시 50분 퇴근 안내방송이 나온다.
국보협은 국회의원 보좌진들이 겪는 업무 강도에 대해 호소했다. 이들은 “국회 보좌진 2700명은 행정부 감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주말도 반납하면서 업무에 임하고 있다”며 “연차 사용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정감사가 끝났지만 연말까지 처리해야 할 법안과 예산안이 남아있다”며 “밤낮없는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질타했다.
또 “유능한 보좌진 한 명이 행정부의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수십억 원의 예산을 절감하기도 한다”며 “국정감사에서는 행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혁신위가 진정한 정치 개혁 방안을 고민한다면 보좌진을 희생양으로 삼아 숫자놀음을 해선 안 된다”며 “국보협은 당의 혁신을 위해 함께 고민하겠다. 희생은 남에게 강요하는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