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복 말고 히트텍”…패션업계, 발열내의 경쟁 ‘후끈’

“내복 말고 히트텍”…패션업계, 발열내의 경쟁 ‘후끈’

유니클로·무신사·스파오 등 마케팅 박차
유니클로, 히트텍 20주년 미디어 브리핑
“기후·에너지 위기 닥치면서 수요 늘어”

기사승인 2023-11-16 06:00:05
 두꺼운 옷을 입은 시민들이 서울 명동 인근에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패션업계가 겨울 대표 보온 아이템 ‘발열내의’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통상 발열내의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 유입 효과가 크고 브랜드 내 다른 상품을 이어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연말 업계 매출 견인에 큰 몫을 해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16일 한국패션산업협회에 따르면 2019년 약 2조원에 달하는 국내 속옷 시장 규모 중 발열내의 품목이 7000억원대를 차지한다. 해당 규모는 매년 10%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는 저마다의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제품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무신사 자체 SPA 브랜드 무신사스탠다드의 발열내의 ‘힛탠다드’의 거래액은 올해 11월(1~14일) 기준 전년 대비 96% 증가했다. 무신사는 현재 힛탠다드를 1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이랜드 SPA브랜드 스파오(SPAO)는 지난 9월부터 ‘착한 가격’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스파오 발열내의 ‘웜테크’ 가격을 기존 1만5900원에서 1만2900원으로 인하해 판매한다. 해당 가격은 스파오가 웜테크 제품을 처음으로 시장에 선보인 2009년 당시 가격이다. 이랜드에 따르면 웜테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72% 성장했다.

15일 유니클로가 흡습발열 기능성 의류 히트텍 출시 20주년을 맞아 히트텍을 통해 변화한 라이프 스타일을 조명하고 히트텍의 다양한 진화와 제품 혁신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왼쪽부터) 에프알엘코리아 상품계획부문 김경진 부문장, 패션 매거진 및 커뮤니티 온큐레이션의 박성조 편집장, 에프알엘코리아 품질관리팀 심효준 매니저, 에프알엘코리아 김지훈 홍보실장. 사진=에프알엘코리아

발열내의의 시작은 유니클로의 ‘히트텍’이다. 유니클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히트텍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은 15억장을 돌파했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히트텍을 홍보하기 위해 유니클로는 앞서 ‘제품 3만 장 체험 이벤트’를 진행하는가 하면 15일 가장 얇은 소재가 적용된 신제품 ‘히트텍 울트라 라이트’를 출시하기도 했다. 

최근 경쟁사의 발열내의 출시에 대항해 유니클로는 최근 히트텍을 하나의 패션 스타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경진 유니클로 상품계획부문 부문장은 “히트텍은 지난 20년 간 지속적인 상품 개발과 라인업 확대를 해왔다”며 “오늘날 히트텍은 이너웨어뿐만 아니라 캐주얼웨어, 청바지, 양말, 장갑, 스카프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장하여 패션 아이템으로 꾸준히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성조 패션 매거진·커뮤니티 온큐레이션 편집장은 “히트텍은 내복의 개념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은 제품”이라며 “따뜻한 이너웨어는 두꺼워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타파한 히트텍 덕분에 겨울철 스타일은 매우 달라질 수 있었다”라고 평했다.

무신사 스탠다드 발열내의 힛탠다드 100원 이벤트. 사진=무신사

업계는 발열내의 시장이 향후 전세계적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유니클로가 전 세계 패션업계 전문가들이 모이는 2023~2024 가을·겨울 파리 패션위크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총 응답자 409명 중 절반 이상(51.2%)이 히트텍을 착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 조사 결과보다 무려 25.5%p 증가한 수치다.

특히 에너지 비용, 가격 상승, 기온 변화 등을 이유로 최근 3년 이내 히트텍을 입기 시작했다고 답변한 사람들이 약 70%로 나타났으며 응답자의 절반 이상(50.3%)이 일상적으로 착용한다고 답했다.

박 편집장은 “최근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극지방의 차가운 소용돌이 바람이 우리나라와 같은 중위지방 지역까지 내려온다고 한다”며 “향후 더욱 추워질 것으로 봐서 발열내의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온화한 날씨가 계속되는 유럽의 경우에도 최근 에너지 위기가 닥치면서 난방에 대한 걱정이 커졌기에 전세계적인 흐름으로 이어질 거라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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