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엔터테인먼트 종목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인다. 증권가에서 관련 종목에 대해 투자심리 악화를 이유로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는 추세와 정반대의 양상이다. 다만 엔터사들의 올해 4분기 실적은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대표 엔터테인먼트 종목인 하이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 급등한 21만2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같은 시간 JYP 엔터도 1.66% 오른 9만8200원을 기록했다. 하이브는 지난 20일부터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JYP 엔터의 경우 지난 22일 보합세를 보인 점을 제외하면 이번 주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이는 증권가에서 내놓은 주가 흐름 전망과 반대되는 흐름이다. NH투자증권은 하이브의 목표주가를 기존 37만원에서 31만원으로 내렸다. JYP 엔터도 16만원에서 14만원으로 낮춰 잡았다. 최근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의 성장성 우려에 따른 투자 심리 악화를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NH투자증권은 하이브의 목표주가를 낮추면서도 투자의견 매수와 업종 톱픽 관점을 유지했다. 주가 하향의 주된 이유는 센티멘트 악화에 따른 주가 하락에 과도해진 괴리율 때문이다. 이에 따라 타겟 주가수익비율(PER)을 기존 55배에서 38배로 내리고, 글로벌 피어(비교그룹)의 최근 3개년 평균 PER에 30% 할인을 적용한 결과다.
다만 하이브의 기초체력(펀더멘털)에 대해선 호평했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세븐틴 신보는 중국 공동구매 둔화(인당 구매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일본 팬덤 유입에 힘입어 초동 신기록을 경신했다”며 “실제로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선주문량은 전작 대비 40% 이상 성장했다”며 음반 판매량의 지속 성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음원 부문의 성장은 이제 시작단계라는 평가다. 미국 레이블 인수에 따른 시너지가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또 위버스의 경우 에스엠 아티스트 입점에 따른 지표 성장이 확인됐고, 해외 대형 아티스트 추가 영입도 순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광고 및 월구독 도입에 따른 수익화도 목전인 상황이다.
JYP 엔터에 대한 목표주가 하향도 하이브와 동일한 투자심리 악화가 주된 요인이다. NH투자증권은 JYP 엔터의 멀티플을 기존 35배에서 30배로 내렸다. 산정 기준시점은 오는 2024년으로 변경했으나 실적 추정치 변동은 미미하다는 게 NH투자증권 측 분석이다.
이는 스트레이키즈의 초동 역성장을 고려해 앨범 판매량 가정은 내렸으나, 빌보트 HOT 100 첫 집입 등 미국 내 인지도 상승 시그널을 확인해 공연 회당 수익을 올려잡은 영향이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 팬클럽의 공동구매 과열 경쟁 자정 움직임으로, 인당 구매량이 낮아지는 추세”라며 “다만 중국 내 팬덤 규모 자체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타 국적 팬덤 유입도 동반되고 있는 만큼, 중장기 관점에서는 오히려 건강한 판매 믹스가 형성되는 구간”이라며 “트와이스 역시 지난 2020년 말 일시적인 초동 역성장을 보였으나, 결국 미국 팬덤 유입 동반되며 재차 성장세를 회복했다”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는 하이브와 JYP 엔터의 올 4분기 실적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하이브의 4분기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 92% 증가한 6754억원, 97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시장 기대치를 웃돈 호실적이다. 이 연구원은 “TXT, 세븐틴, 정국(BTS), 엔하이픈 신보 전반의 흥행이 이어진 가운데, 시즈널그리팅 발배에 따른 MD·콘텐츠 매출 호조까지 기대한다”고 밝혔다.
JYP 엔터도 같은 기준 매출액 1726억원, 영업이익 5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3%, 13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역시 시장 기대치를 상회한 ‘어닝 서프라이즈’의 실적이다. 이같은 배경에는 트와이스와 스트레이키즈의 일본 공연·음반 관련 이익분이 반영될 전망에 기인한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