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패한 부산엑스포 정부 책임론에도…재계 “신시장 교두보”

참패한 부산엑스포 정부 책임론에도…재계 “신시장 교두보”

기사승인 2023-11-29 10:55:55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부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박형준 부산시장, 한덕수 국무총리,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을 비롯한 대표단이 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팔레 데 콩그레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년 세계박람회 개최지 투표 결과 부산이 탈락하자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와 재계 등이 총력을 기울여 온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가 좌절됐다. 참패에 대한 책임론과 신시장 개척의 교두보를 열었다는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가 119표를 얻어 2030년 엑스포 개최지로 선정됐다. 부산은 29표, 이탈리아 로마는 17표를 받는 것에 그쳤다.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인 한덕수 국무총리는 “민관이 하나 돼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였으나 기대하고 염원했던 결과를 얻지 못했다”면서 국민 여러분과 부산 시민들께 기쁜 소식을 드리지 못해 안타깝다고 이야기했다.

일각에서는 책임론도 부상했다. 부산은 1위인 리야드와 90표 차이로 사실상 완패했다. 예상보다 큰 표 차이에 취약한 외교력과 교섭력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평가가 인다.

엑스포 유치 실패 직후 관계자 인터뷰도 논란이 됐다.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 자문을 맡은 김이태 부산대학교 관광컨벤션학과 교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우디는 오일 머니 물량 공세를 통해 2030년까지 4300조원 투자를 통해 리야드를 건설하고자 했다”며 “그런 가운데 엑스포 개최를 위해 10조원 이상 투자를 저개발 국가에다 천문학적 개발 차관과 원조 기금 주는 역할을 함으로써 금전적 투표가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금권투표’였다는 발언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투표 참여국가에 대한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태원 SK 회장이 2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브롱냐르궁에서 열린 국경일 리셉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경영계에서는 긍정적인 시선도 나온다. 엑스포 유치 활동을 통해 여러 국가와 교류, 사업의 지평을 넓혔다는 것이다. 재계에 따르면 국내 12대 주요 그룹은 지난해 6월부터 총 175개국의 정상과 장관 등 고위급 인사 3000명을 만나 엑스포 유치 활동을 벌였다.

특히 삼성과 SK, 현대차, LG, 롯데 등 주요 5대 그룹이 전방위로 나서 교섭을 벌여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공동유치위원장을 맡아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펼쳤다. 최 회장과 SK그룹 CEO 등이 직접 면담한 나라는 180여개국이며, 각국 정상과 BIE 대사 등 고위급 개별 면담 횟수는 1100회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삼성 사장단도 50여개국을 상대로 600회 이상의 미팅을 진행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도 각국을 방문하며 유치전에 힘썼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엑스포 유치 노력 과정에서 이뤄진 전 세계 다양한 국가들과의 교류 역시, 향후 한국 경제의 신시장 개척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며 “엑스포 유치를 위한 노력과 경험은 앞으로 대한민국이 아시아의 리더를 넘어 글로벌 리딩국가로 나아가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