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한 건물에 키즈카페, 어린이집, 학원, 병원 등 양육 관련 모든 인프라를 갖춘 주택을 전국 최초로 공급한다.
서울시는 아이 키우기 좋은 ‘양육친화주택 아이사랑홈’을 공급해 양육자들의 최대 현안인 ‘주택문제와 돌봄부담’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대책은 이번 대책은 난임부부 지원, 임산부 지원, 다자녀가족 지원, 신혼부부 지원에 이은 다섯 번째 오세훈표 저출생대책이다. 그동안 대책들이 정책 대상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양육 가족의 생애주기를 고려한 ‘공간’을 만드는 데 방점을 뒀다.
양육친화주택 아이사랑홈은 양육에 최적화된 주거 모델이다. 아이 낳아 키우는 동안 이사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살 수 있도록 최장 12년 간 거주를 보장한다. 또 소득수준에 따라 주변 시세의 35~90% 수준으로 공급해 주거부담도 낮춘다.
특히 같은 건물 안에 서울형 키즈카페, 우리동네키움센터, 어린이집 등과 함께 보건(병원·약국 등), 교육(학원 등), 문화·여가(공연장, 식당 등), 생활지원시설(식당, 슈퍼마켓 등) 등 입주민과 아이를 키우는 지역주민 모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조성한다. 양육 가구에 심리·환경적 안정감을 주기 위해서는 돌봄·육아시설을 집적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집에서 가까운 정도를 넘어서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처럼 양육 인프라를 품은 아파트다.
주택은 아이를 키우는 가구가 선호하는 중형 면적(59·84㎡ 타입)을 중심으로 계획하고, 층간소음을 최소화하도록 자재는 고급화한다.
양육친화주택 아이사랑홈은 주택규모와 입지요건 등에 따라 △복합문화형 △지역거점형 △지역사회통합형, 세 가지 유형으로 추진된다. 준비절차를 거쳐 이르면 2025년 착공해 2027년부터 차례로 선보일 계획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건립해 공급한다.
입주자격은 무주택자이면서 ‘공공주택 입주조건’에 따른 소득기준을 적용한다. 일정 물량은 소득기준을 완화해서 진입장벽을 낮출 계획이다. 거주기간은 자녀 수에 따라 차등 적용(12세 이하 자녀 수 1명일 경우 6년, 2명 이상은 12년)하고, 태아를 포함해서 자녀가 어릴수록, 자녀가 많을수록 높은 배점을 부여할 계획이다.
시는 국공유지, 기부채납지 및 유휴부지 개발 시 적합한 유형의 양육친화주택 아이사랑홈을 우선 도입하는 한편,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주택 공급 시에도 일정 물량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서울시는 또 민간에서 공급하는 기존·신축 아파트 중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갖춘 아파트를 시가 인증하는 ‘양육친화주택 아이사랑홈’ 인증제도 내년부터 새롭게 추진한다. 이를 위해 주변에 유치원·의료시설 등 입지 여부, 소음저감 바닥재 시공 여부, 안전한 보행로 등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종합적인 인증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양육친화주택 아이사랑홈으로 인증받은 아파트에는 △용적률 인센티브 △인증마크 수여 △돌봄시설, 양육인프라 설치면적에 대한 용적률 추가 제공 △단지 내 어린이집 등에 대한 서울시 육아지원사업(어린이집 프로그램 등) 등을 우선 지원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결혼적령기 청년들이 결혼 후 자녀가 생기면 서울 외 지역으로 유출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데, 양육자와 아이, 아이 키우는 지역주민까지 모두가 행복한 양육친화주택 아이사랑홈을 활발히 공급해 서울에서도 자녀를 안정적으로 양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