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대변인인 정치평론가 김홍국 경기대 교수가 서대문갑 출마를 선언했다. 우상호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따 놓은 당상’이란 평가가 있지만,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의 출마설이 나오면서 변수가 만만치 않다.
‘사이다 행정’으로 이 대표가 국민적인 호평받던 시절 호흡을 맞췄던 김 전 대변인은 누구보다도 이 대표의 생각을 잘 읽는 인물로 꼽힌다. 원내에 진입을 통해 이재명 대표의 카리스마를 다시 실현하는 데 힘을 보탠단 의지다.
김 전 대변인은 본인이 서대문갑 출마의 적임자임을 자부했다. 연세대 83학번으로 젊은 청춘을 서대문과 함께했고, 40년 넘게 다른 지역으로 떠나지 않았다. 지역 현안에도 밝은 모습으로 ‘서대문의 아들’, ‘서대문의 파랑 나비’을 자처하고 있었다. 그를 지난 27일 서대문에서 쿠키뉴스가 만나 인터뷰했다.
다음은 김 전 대변인과의 일문일답
-출마 결심한 계기는
▷어려운 시대 뭔가 역할을 해야 하겠단 생각에 출마 결심을 했다. 남북 관계부터 민생문제, 경제·외교까지 모든 게 다 어렵다. 정부여당은 제 역할을 못 하고, 야당도 국민 눈높이에 못 미치고 있다. 국민은 희망이 없다고 느낀다. 희망의 파랑 나비가 되고자 한다. 언론인·정치평론가 시절 받았던 사랑을 이제 정치로 갚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친명 후보로 평가되는데 이 대표는 어떤 이인가
▷대변인 이전부터 인연이 있다. 여러 정치 현장에서 종종 봤다. 경기도 대변인은 친소 관계 아닌 엄정한 공모를 통해 임용됐다. 지원자가 많아 오전과 오후로 나눠 면접을 진행했다. 이 대표가 대단한 정치인이라고 느낀 것은 볼 때마다 진화·발전하는 게 보여서다. 실제 같이 일을 해보니 더 호감이 갔다. 열정이 대단하고, 뭐든 이해도도 높다. 특히 소통 능력이 뛰어나 국민의 마음을 읽고 잘 긁어준다.
-현재는 언론과 소통이 소원한데
▷달라진 환경 때문이다. 여의도 정치는 지방 정치와는 다르다. 보수 언론이 더 많고, 발언을 꼬투리 잡아 편파 왜곡 보도하는 행태가 있다. 또 검찰이 사실상 이 대표를 표적 수사하면서 더욱 소통할 수 없는 구조로 치닫게 했다. 이 대표의 유능함과 약자에 대한 따뜻함이 묻히질 않길 바란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재명 대표의 카리스마가 국민 앞에 다시 보여질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
-서대문갑 출마를 선언했다. 이유는
▷삶의 터전이자 고향과 같은 곳이다. 유년 빼고 평생 서대문에 살았다. 혹자는 ‘무주공산’이라고 하던데 모르는 말이다. 우상호 선배가 잘해왔기에 4선을 한 것이지 쉬운 곳이 아니다. 대선·지선 때에는 국힘에게 졌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며 유권자 표심도 바뀌는 추세다. 민주당이 무조건 되는 지역구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린다.
-그래도 민주당 소속인 우상호 의원이 현 지역구 의원인데
▷우 선배의 불출마는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 지역민들을 만날수록 우 선배에 대한 신뢰가 높은 걸 체감했다. 후배들의 길을 만들기 위해 과감히 자리를 내놨다는 점에서 존경을 표한다. 우 선배는 연대 출신으로 1987년 민주화 운동에 헌신했고 이한열 정신을 이어 한국 정치에서 활약해왔다. 희생과 헌신, 겸손이 우상호 정신이라고 꼭 말하고 싶다. 그 정신을 이어 나갈 생각이다.
-정치에 영감을 준 이가 또 있다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행동하는 양심과 깨어 있는 시민의 힘이란 두 말씀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있다.
-서대문 전문가를 외치고 있는데 파악한 지역 현안은
▷일단 교통 문제가 심각하다. 도심 인근이란 이유로 발전이 더뎠다. 지역 대부분이 3호선 하나만 지나가고, 대형마트도 없다. 경전철 얘기가 있지만 지지부진하다. 교통편의 해결이 우선돼야 한다. 서대문의 고유 콘텐츠도 필요하다. 서대문형무소가 있고 연대가 있는 서대문은 독립운동과 민주주의의 중심지다. 독립·보훈·민주화 코스를 만들어 관광뿐 아니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뤄야 한다. 유진상가 철거도 빨리 해결해야 한다. 강남권에 대적할 서대문·마포·은평 소위 서부권 벨트 형성이 절실하다.
-‘서대문의 파랑 나비’라고 표현하는데 이유는
▷가수 김흥국씨와 이름이 비슷해 만나는 사람마다 ‘호랑나비’를 말씀하시더라. 민주당의 당 색상인 파랑에 제 이름을 봤을 때 떠오른 ‘호랑나비’를 조합해 희망을 주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해 ‘파랑 나비’라고 닉네임을 달고 있다.
-끝으로 김홍국에게 정치란
▷역사와 국민과의 대화, 담대한 실천과 혁신이다. 정치는 국민을 위해 하는 것이다. 국민을 섬기고 국민의 마음을 읽어 편안하게 해드리는 건 소통을 해야만 가능하다. 또 길게 봐야 역사 속에서 이뤄진다. 정치하는 사람은 항상 역사를 의식해야 한다. 국민을 무서워하지 않는 정치인은 나중에 벌을 받게 된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