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을 깨고 적극 행보를 개시한 이낙연 전 대표가 이번 주말 광주를 찾는다. 호남 민심 동향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이 전 대표의 지역 방문이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2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 전 대표는 이번 주말 광주를 방문해 지역 재야 인사들과 만난다. 광주 ‘광산을’ 출마를 준비 중인 박시종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의 출판기념회 참석이 방문의 공식적인 이유지만, 이재명 리더십에 쓴소리를 내기 시작한 최근 행보를 볼 때 무언가 결단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이 전 대표의 광주 일정은 두 개다. 3일 오전 KBC 광주방송과 단독 인터뷰를 진행하고, 오후에는 박시종 후보 출판기념회 행사에 참석해 축사한다. 이 자리에는 홍영표 의원과 김철민 의원도 동행한다.
이 전 대표는 지역 내 파급력이 큰 지역 방송사와 인터뷰를 통해 현재 민주당과 한국 정치가 처한 위기 상황을 알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재명 리더십의 부재를 지적하는 한편 민주당의 정치적 뿌리인 호남의 현명한 선택을 요청할 것으로 평가된다.
이 전 대표의 광주 방문이 특별히 주목되는 이유는 최근 호남 민심 동향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 호남 지지율은 최근 몇 주간 낮아지는 추세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정당 지지율 조사 결과, 민주당 호남 지지율은 3주 연속 내림세다. 11월 4주 차 호남의 민주당 지지율은 60.2%로 최근 10주 조사 결과 중 가장 낮다. 또 갤럽 조사 결과 분석에서는 10월 말까지 60%대를 유지하던 민주당의 호남 지지율이 11월부터는 50%대에 머물고 있다.
이 전 대표가 호남에서 민심을 잃었다는 일각의 평가도 있으나 그는 호남에서 나고 자란 인물이다. 호남서 4선 의원을 했고 전남도지사도 역임했다. 그에 대한 원망도 있지만 이 전 대표에 대한 기대감도 분명히 존재하기에 이번 방문이 의미가 깊다.
정치평론가이자 데이터 전문가인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요동치는 호남 민심은 총선을 앞두고 불안감의 표현이라고 평가했다. 호남을 대표하는 대권 주자가 없는 가운데 흔들리는 이재명 리더십에 불만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배 소장은 “이낙연 전 대표가 대안은 못 되도 못하는 이재명 대표에게 변화의 자극은 줄 수 있다”며 “8월과 달리 이낙연 전 대표의 이번 호남 방문은 꽤 파괴력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지지자임을 밝힌 광주시민 김연우씨는 쿠키뉴스에 “대통령과 정부여당에 대한 실망이 커 민주당을 바라보지만, 하는 꼬라지에 천불이 난다”며 “사법리스크와 단식 뒤로 숨어버린 이재명 대표와 그를 호위하는 친명계 의원과 개딸의 모습을 보면 심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목소리를 허용해야 하는 게 민주주의 아닌가”라며 “자신들만 맞다고 하는 것은 좀 지양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