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가 의도적으로 매파적(통화 긴축) 메시지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도한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시장이 과열되는 상황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7일 “12월 FOMC는 금리 결정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구두 코멘트와 점도표에서의 내년 금리 인하 횟수에 관심이 모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낮출 수 있는 파월 본인이 판단하는 것보다 좀 더 의도적으로 매파적인 성향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연준이 금리 인상을 끝냈다는 점은 명확히 보여주겠으나 그렇다고 조기 금리 인하나 과도한 금리 인하를 표출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은 최근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성급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1일(현지시간) “우리가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을 달성했다고 자신 있게 결론 내리거나 언제 통화 정책을 완화해야할지 짐작하는 것은 성급한 일”이라며 “만약 통화정책을 더 긴축적으로 바꾸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한다면 그렇게 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경고는 자산 시장의 급등에 배경을 두고 있다. 한국시간으로 6일 비트코인 가격은 장중 4만4000달러를 돌파하는 등 급등세를 보였다. 국제 금값은 지난 1일 3년 만에 온스당 2075달러를 넘어섰으며 4일에는 장중 온스당 2100달러를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이틀 연속 갈아치웠다. 여기에 미 주식시장의 ‘대장주’인 애플은 이날 약 4개월 만에 다시 시총이 3조달러를 돌파했다.
김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지난 1일 “12월 FOMC에서 금리 인하 기대를 낮추는 방향으로 연준의 기조가 강화될 수 있다”며 “금융시장이 미리 반영한 내년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하며 가격변수들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시장에서는 이르면 내년 3월부터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12월 FOMC에서 점도표를 지난 9월보다 다소 완화적으로 수정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연준이 9월 점도표에서 내년 두 차례 정도의 금리 인하를 반영한 반면 시장은 최대 5번까지 가능하다고 보는 상황이다.
다만 변 연구원은 “12월 점도표에서 내년 금리 인하 횟수가 증가하더라도 5번까지 선반영하고 있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또한 연준이 점도표 수정을 지난 9월보다 크게 도비시(통화 완화적)하지 않게 바꿔 매파적 기조를 지속적으로 표출할 가능성도 잔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2월 FOMC이후 시중 금리의 추가 하락 전개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된다”며 “시장과 연준의 심리적 괴리가 확인되면서 오히려 금리가 반등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