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어머니의 재산을 탐내고 살해한 4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형사3부(서원익 부장검사)는 배모(48)씨를 강도살인·시체은닉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배씨는 지난 10월19일 피해자인 의붓어머니 이모(75)씨 주거지에서 친누나의 장애인 연금 통장 등을 가져가려고 했다. 그는 이씨가 이를 제지하자 목을 졸라 살해한 뒤 경북 예천 한 하천 갈대밭 주변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는다. 배씨는 이후 이 통장에서 연금 165만원을 인출해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경찰은 배씨를 우발적 살인 혐의로 검찰에 넘겼으나, 검찰은 배씨가 지속적으로 이씨의 재산을 탐낸 사실을 확인해 혐의를 ‘살인’에서 ‘강도살인’으로 변경해 기소했다.

배씨는 경찰 조사에서 “누나의 정신병원 치료비가 연체돼서 의붓어머니가 교제하는 남성에게 돈을 빌려준 것으로 의심해 화가 나 살해했다”라며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 결과 치료비 연체는 오로지 배씨 책임인 사실이 확인됐다. 의붓어머니 이씨와 해당 남성 사이에는 금전 거래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월 실직한 배씨는 주변에서 돈을 빌려 경정·경륜 배팅과 인터넷 방송 후원에 재산을 탕진했다. 범행 직전에는 채무가 2000여만원에 달했다.

배씨는 혼자 살고 있는 이씨의 기초연금 통장에서 돈을 인출하고, 이씨의 임대보증금을 담보로 대출받으려 했다. 이씨가 사망할 경우 자신이 모든 재산을 상속한다는 내용의 허위 유언장도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