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피해 경험, 10년 새 최다…대면수업 재개 후 반등

학교폭력 피해 경험, 10년 새 최다…대면수업 재개 후 반등

기사승인 2023-12-15 10:08:56
쿠키뉴스 자료사진.

서울 초·중·고에서 학교폭력을 당한 적 있는 학생이 최근 10년 사이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4월10일부터 한 달간 관내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을 대상으로 학교 폭력 관련 경험과 인식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2학기부터 응답 시점까지 학교폭력 피해·가해·목격 경험을 온라인으로 묻는 조사에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 60만7653명 중 48만6729명(참여율 80.1%)이 참여했다.

이번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했다는 학생은 전체의 2.2%인 1만700명으로 전년(2.0%)대비 0.2%p 증가했다. 최근 10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학폭 피해 경험은 초등학교가 4.6%로 가장 많았고, 중학교 1.6%, 고등학교 0.4% 순으로 나타났다. 전년에 비해 초등학교는 변동이 없었고 중학교는 0.7%p, 고등학교는 0.1%p 각각 높아졌다.

서울시교육청은 학폭 피해가 늘어난 이유로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이 끝나 학생들 간 교류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실제 2019년 피해 응답률은 2.0%였으나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시작된 2020년에는 1.1%로 줄었다. 이후 대면 수업이 부활하자 학폭 피해 응답률도 지난해 2.0%로 반등했고 올해 다시 2.2%로 상승해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보다 높았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겪은 학생들이 학교로 다시 왔는데 그동안 친구들이랑 대면할 기회가 적다 보니까 갈등이 생겼을 때 해결하기 어렵고 폭력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학생들이 경험한 학교폭력은 ‘언어폭력’이 37.7%로 가장 많았고, ‘신체폭력(18.1%)’, ‘집단따돌림(15.3%)’이 뒤를 이었다.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사이버폭력과 집단 따돌림이 증가하는 반면, 신체폭력과 스토킹은 줄어들었다.

가해자는 같은 반 친구(46.1%)가 가장 많았다. 이어 같은 학교 같은 학년(32.7%), 같은 학교 다른 학년(6.8%) 순으로 나타났다.. 피해 장소는 학교 안(68.8%)이 바깥보다 많았다. 학교 안에서는 교실 안(29.4%)이 가장 많았고, 복도와 계단(16.8%), 운동장과 강당(9.6%), 화장실(4.2%), 방과후교실 등(4.1%) 등이었다.

학폭 피해를 당한 후 93.0%는 주위에 알리거나 신고했다고 답했다. 보호자나 친척(37.9%), 학교 선생님(29.5), 친구나 선·후배(15.5%), 학교 상담실 교사(4.9%) 등에게 알린 경우가 많았고, 학교 전담 경찰관이나 경찰에게 신고한 사례는 1.5%, 학교 밖 상담기관에게 알린 경우는 1.2%뿐이었다.

자신이 학교 폭력을 저질렀다고 답한 가해 응답률은 0.9%로 전년(0.5%)에 비해 0.4%p 늘었다. 학교 폭력 가해 응답률도 초등학교가 2.0%로 가장 많았으며 중학교 0.6%, 고등학교 0.1% 순이었다. 전년에 비해 초등학교는 0.8%p, 중학교 0.3%p 각각 늘었고 고등학교는 동일했다.

학교폭력을 목격한 비율도 5.5%로 전년(4.5%)에 비해 1.0%p 증가했다. 초등학교가 9.3%, 중학교 5.8%, 고등학교 1.4%로 전년에 비해 각각 0.6%p, 2.3%p, 0.5%p 증가했다.

목격시 반응으로는 ‘피해학생에게 위로와 도움 주기’가 35.0%로 가장 많았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답도 30.0%나 됐다. 이어 ‘신고하기(17.6%)’, ‘가해학생 말리기(16.5%)’, ‘나도 같이 피해 학생을 괴롭혔다’(0.9%) 순으로 나타났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학교폭력 경향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추진해 평화로운 학교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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