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인재영입 과정에서 ‘청년’에 집중하고 있다. 1차 인재영입에서는 20대 초반 인사가 합류했고 2차 인재영입 인원 중 절반을 2030세대가 차지했다.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행보가 선거 승리 경험에 영향을 받았다는 평가다.
20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은 1차 인재영입에서 구자룡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와 박충권 현대제철 연구개발 자동차부품 책임연구원, 윤도현 SOL 대표, 이수정 경기대학교 대학원 범죄심리학과 교수, 하정훈 소아청소년과 의원 원장 등을 선발했다.
이 중 윤도현 대표는 2002년생으로 올해 21살이다. 18년간 보육원에서 생활한 경험으로 자립준비청년을 지원하는 SOL의 대표를 맡았다.
2차 인재영입에서도 2030세대 청년이 절반을 차지했다. 2차 인재영입에는 △다문화 여성인 공지영 변호사 △탈북자인 김금혁 보훈부 정책보좌관 △심성훈 가치임팩트 대표 △임형준 스타트업 네토그린 대표 △정혜림 SK경영경제연구소 리서치 펠로우 △채상미 이화여대 경영학부 교수 △최수진 한국공학대 교수 겸 파노르스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등이 합류했다.
이 가운데 2030세대는 공 변호사와 김 정책보좌관, 심 대표, 정 펠로우 등이 있다. 총 8명의 인재 중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청년층에 관심이 쏠린 배경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다. 역대 선거에서 관심받지 못한 2030세대가 투표에 적극 참여하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2021년 4월 7일 방송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20대 남성 중 72.5%와 30대 남성 중 63.8%가 오 시장을 지지했다. 20대 여성 중 40.9%가 오 시장을 지지해 박영선 전 장관 44%와 근소한 차이가 발생했다. 30대 여성 중 50.6%가 오 시장을 선택했고 박 전 장관은 43.7%가 선택했다.
이후 국민의힘은 20대 대통령선거(대선)에서도 청년층의 지지를 받아 격전 끝에 0.73%p 차이로 선거에서 승리했다. 대선 당시에도 2030 청년층은 ‘캐스팅보트’로 주목받았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청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들어오고 대선과 지방선거를 겪으면서 역대 최대 수치인 310명의 청년 지방의원이 탄생했다”며 “이들의 경험이 쌓이고 있다. 윤 대통령이 심은 열매는 5~10년 뒤 보수가 수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온수 국민의힘 상근 부대변인은 “국민의힘 최고위원회 구성을 살펴보면 김병민·김가람·김예지·장예찬 등 젊은 청년들이 주축이 돼 활동하고 있다”며 “양적인 부분을 넘어 당의 사고방식과 정책 결정에 청년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중요한 근거”라고 말했다.
전문가는 국민의힘이 인재영입 과정에서 ‘청년’에 집중하는 이유로 이념에서 자유로운 세대라는 점을 꼽았다. 고정적으로 지지하는 곳이 없는 만큼 집중하면 표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세대별로 지지층이 확고하지만 2030세대는 다르다”며 “2030세대는 선거에서 이념보다 실리에 맞춰 투표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여야를 막론하고 ‘캐스팅보트’인 2030세대에게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은 이전 선거를 통해 청년층의 표심을 얻어 승리한 경험이 있다”며 “미국 대선의 ‘스윙스테이트’와 그 성향이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특정 정당을 찍는 세대와 지역은 ‘집토끼’로 비유돼 관심을 받기 어렵다”며 “선택지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정당이 해당 세대와 지역에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