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웅정 “아시안컵 우승 안 돼…韓 축구 병 들까 걱정”

손웅정 “아시안컵 우승 안 돼…韓 축구 병 들까 걱정”

손웅정 “한국, 일본에 비교도 안 돼…축구인들 반성해야”
일본, 이번 아시안컵 우승 유력 후보

기사승인 2024-01-08 10:40:37
인터뷰하는 손웅정 SON 축구아카데미 감독. 연합뉴스

“냉정하게 말하자면, 한국 축구의 미래를 생각하면, 이번에 우승하면 안 됩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캡틴’ 손흥민(토트넘)의 아버지 손웅정 SON 축구아카데미 감독은 지난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전망에 관한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한국은 1956년 제1회 대회와 1960년 제2회 대회에서 2연패를 이룬 뒤로는 단 한 번도 아시안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가장 마지막 대회인 2019년 대회에서는 카타르에 밀려 8강에서 탈락했다.

이번에는 기대감이 다르다. 손흥민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을 필두로, 이강인, 황희찬(울버햄튼), 조규성(미트윌란) 등 전 포지션에 걸쳐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즐비해 이번 카타르 대회에서만큼은 한국이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손 감독은 한국보다 일본의 우승을 점쳤다. 손 감독은 “당연히 한국이 우승하기를 바란다. 그런데 이렇게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우승해버리면 그 결과만 가지고 (변화 없이) 얼마나 또 우려먹겠느냐”라면서 “그러다가 한국 축구가 병 들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 개인 기량의 총합을 놓고 볼 때) 한국은 일본에 게임도 안 된다. 우리 축구인들이 반성해야 한다. "축구 실력, 축구계의 투자 등 모든 면에서 한국은 일본에 뒤진다. 우승해서는 안 된다”며 “64년 동안 한 번도 우승 못 한 것에 대해 나는 물론이고 모든 축구인이 반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냉정하지만, 한국 축구 시스템의 긍정적인 변화를 바라는 애정어린 시선에서 나온 이야기였다.

그는 “텅 빈 실력으로 일본 한 번 앞섰다고 해고 그건 스스로 속이는 것이다. 냉정하게 말하면 우승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일본을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힌다. 지난 64년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한 한국과 달리 일본은 2000년대 이후 치른 6차례의 아시안컵에서 세 차례 정상에 오르고 한 차례 준우승했다.

일본의 라인업도 막강하다. 일본 대표팀 주장 엔도 와타루(리버풀)를 중심으로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 도미야스 다케히로(아스널), 이타쿠라 고(묀헨글라트바흐), 미나미노 다쿠미(AS 모나코), 도안 리쓰(프라이부르크) 등 해외파 대부분이 모리야스호에 승선했다. 최근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 왼 발목을 다친 공격수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턴)도 이름을 올렸다. 최근 발표한 일본 축구대표팀 엔트리 26명 중 20명이 해외파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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