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3번’ 확보가 성공의 관건…“제3지대 뭉쳐야 산다”

‘기호3번’ 확보가 성공의 관건…“제3지대 뭉쳐야 산다”

‘대안 정당’ 이미지 위해 ‘기호3번’ 중요
현 시점 기준, 3당은 정의당
“단일 세력으론 어려워…‘빅 텐트’ 이뤄야”

기사승인 2024-01-14 06:00:28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 출판기념회에서 양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전 총리가 민주당을 탈당, 신당 창당을 예고하면서 ‘제3지대’가 활짝 열렸다. 신당 세력이 난립하는 가운데 ‘제3지대’ 대표성 확보를 위한 빠른 ‘기호 3번’ 선점이 요구된다.

13일 현재 신당 창당이 예상되는 제3지대 세력은 총 다섯 그룹이다. 올해 들어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의 ‘개혁신당’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새로운미래(가칭)’, 비명계 ‘원칙과 상식’의 ‘미래대연합’이 새롭게 부상했다. 앞선 신당 세력으로는 양향자 대표의 ‘한국의 희망’, 금태섭 전 의원의 ‘새로운 선택’ 등이 있다.

정치권은 제3세력이 총선에서 파급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호 3번’ 획득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1당·2당이 아닌 제3당이라는 존재감을 통해 대안 정당 이미지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민주당을 탈당한 조응천 의원은 11일 CBS 라디오에서 “찍어도 사표가 되지 않는다는 확신을 주려면 기호 3번으로 뭉쳐야 한다”라고 말했다.

신당 세력들은 저마다 총선에서 기호 3번을 받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의 천하람 창당준비위원장은 앞서 “기호 3번을 확보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거라 예상한다”고 했으며 원칙과상식의 ‘미래대연합’도 “신당의 1차 목표는 (기호 3번을 받을 수 있는) 7석 이상을 확보하는 것”이라 밝혔다.

금태섭 ‘새로운선택’ 관계자도 쿠키뉴스에 “기호 3번을 받을 수 있도록 현역 의원들을 모을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전했다.

현재 시점 기준, 올해 4월 총선에서 기호 3번은 정의당의 몫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현역 의원 수(후보자 등록 마감일인 3월 22일 기준)에 따라 투표용지 순번이 배정된다. 현재 국회의원 300석 중 6석을 확보한 정의당은 세 번째로 많은 의원 숫자를 가지고 있다.

현역 의원들의 제3지대 합류가 기호 3번 쟁탈전의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현역 의원을 보유하고 있는 신당 세력은 원칙과상식의 ‘미래대연합’(김종민·이원욱·조응천)과 ‘한국의 희망’(양향자)뿐이다. ‘새로운 선택’에 합류한다고 밝힌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비례대표인 탓에 정의당에서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게 된다.

각 신당 세력은 현역 의원 확보를 위해 물밑 접촉 등을 준비하고 있다. 공천 과정에서 탈락할 경우 현역 의원 합류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낙연 신당 세력에 합류한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은 채널A 방송에 출연해 “신당 바람이 일어나면 현역 의원들이 많이 올 것”이라고 현역들의 ‘제3지대’ 합류 가능성을 예고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기호 3번’은 제3지대의 가치이자, 여기에 제3지대 신당의 승패가 달려있다고 평가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12일 쿠키뉴스에 “정치공학적으로 기호 3번은 ‘정치적 대안’이라는 의미를 가진다”며 “단일 세력으로는 기호 3번 확보가 어려워 보인다. 제3지대 성공의 첫 관문이 기호 3번 확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권 심판 여론이 큰 상황이기 때문에 거대 양당이 더 팽팽하게 경쟁하는 구도가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제3지대의 입지는 줄어든다”며 “제3지대 ‘빅 텐트’를 이뤄야만 ‘대안 정당’으로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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