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전 끝에 3-3 무승부…한국, 조 2위로 16강 [아시안컵]

졸전 끝에 3-3 무승부…한국, 조 2위로 16강 [아시안컵]

기사승인 2024-01-25 22:37:01
후반 60분 말레이시아 로멜 모랄레스에게 실점하자 손흥민이 얼굴을 감싸쥐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이 졸전 끝에 ‘최약체’ 말레이시아와 3-3으로 비기면서 E조 2위로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한 때 1-2로 끌려다닌 한국은 조 3위로 추락할 위기에 내몰리기도 했다. 이강인의 프리킥 동점골과 손흥민의 패널티킥 골로 간신히 수모는 면했지만 많은 숙제를 남겼다.

위르겐 클린스만(60·독일)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5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김판곤(55) 감독이 사령탑을 맡은 말레이시아와 2023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최종 3차전에서 3대3 무승부를 기록했다.

기대 이하의 경기력이었다. 중계진은 “축구 팬들에게 요르단 전보다 충격이 더 클 것 같다”는 말로 이날 한국의 졸전을 총평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인 한국은 랭킹 130위로 이번 대회 최약체 중 하나로 꼽히는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쩔쩔 매는 모습을 보였다. 말레이시아는 이번 대회에서 1차전 요르단에 0-4 완패, 2차전에서도 바레인에 0-1로 패배하는 등 단 한 골도 넣지 못하고 두 경기 연속 패배했던 팀이다.

믿을 수 없는 결과에 망연자실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연합뉴스

한국은 전반 21분 코너킥 상황에서 이강인이 올린 공을 정우영이 헤더 슛으로 연결시키며 1-0로 앞섰으나 후반 들어 2골을 연달아 내주며 1-2로 끌려갔다. 후반 6분 말레이시아 파이살 할렘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데 이어 후반 17분에는 아리프 아이만에게 패널티킥 역전골까지 내줬다.

설영우가 크로스를 막는 과정에서 아이만의 발을 걷어찼고, 비디오판독(VAR)에 이은 온 필드 리뷰까지 진행한 주심은 패널티킥을 선언했다. 패널티킥을 만들어낸 아이만이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오른쪽 골문 안 쪽으로 밀어넣었고, 골키퍼 조현우는 방향을 읽어내지 못했다.

패색이 짙던 후반 37분 대한민국을 구한 주인공은 이강인이었다. 이강인은 자신이 만들어낸 프리킥을 직접 골로 연결했다. 수비수 벽을 넘기면서 오른쪽 골망 구석으로 빨려 들어가는 환상적인 왼발 프리킥이었다.

이어 손흥민이 후반 추가 시간(49분) 오현규가 얻어낸 패널티킥을 성공시키면서 재역전에 성공했을 때까지만 해도 조 1위 진출이 눈 앞에 있었다. 그러나 12분 주어졌던 후반 추가 시간은 16분 넘도록 경기가 진행됐고, 한국은 추가 시간 15분이 지나가던 후반 60분 로멜 모랄레스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무너졌다.

후반 추가시간에 패널티킥을 성공시킨 손흥민이 골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같은 시각 열린 E조 다른 경기에선 바레인(86위)이 요르단(87위)에 1대0 승리를 거뒀다.

첫 경기에서 바레인을 꺾었지만 요르단-말레이시아와 연달아 비긴 한국은 1승2무, 조 2위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한국은 16강 토너먼트에서 F조 1위와 만난다. 현재 F조 1위는 사우디아라비아(56위)다.

클린스만 감독은 조별리그 1⋅2차전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던 조규성을 재신임하면서 선발로 기용했으나 이날도 이렇다 할 활약은 보여주지 못했다.

주전 선수 부상으로 힘겨워 하고 있는 수비진 또한 이날 ‘최약체’ 말레이시아의 공격에 종종 위기 상황을 연출하다 세 골이나 내주는 최악의 경기력을 보였다.

한국은 점유율(83%-17%), 슈팅(19-5), 유효슈팅(8-3) 등 각종 지표에서 모두 앞섰으나 결정적인 기회를 골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고질병과 함께 수비 집중력 저하로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16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 8강에선 호주를 상대할 가능성이 높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전열을 재정비하고 조별리그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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