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입찰자⋅판매자 모두 이득인 경매 메커니즘 개발

KAIST, 입찰자⋅판매자 모두 이득인 경매 메커니즘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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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서울 삼성동 소재 한국전력 부지 경매에서 10조 5,500억 원을 제시한 현대차가 낙찰 받으며 세간의 화제가 됐다.

두 번째 입찰금액은 삼성전자가 제시한 4조 6,700만 원으로 알려져 실제 낙찰가와 두 배 이상의 차이가 난 셈.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비공개 입찰방식은 최고가격 경매 또는 차순위가격 경매가 있다. 

최고가격 경매는 가장 높게 제시된 가격으로 팔리는 방식이다. 이 경우 참여자는 두 번째로 제시될 금액보다 조금만 높이면 낙찰 받을 수 있지만, 그 금액을 알 수 없기애 입찰가를 정하는 게 어렵다.

반면 차순위가격 경매는 최고액을 제시한 사람이 낙찰 받되, 매입 금액은 두 번째로 높게 제시된 액수만 내는 방식이다.

때문에 차순위가격 경매는 경쟁자가 제시하는 금액에 상관 없이 각 참여자가 자신의 실제 가치를 입찰하는 것이 최선이 되는 셈인데, 이를 유인합치성(incentive compatibility)이라고 한다.

이를 연구한 노벨경제학 수상자 월리엄 비크리의 이름을 따서 차순위가격 경매를 비크리 경매라고도 부른다.

비크리 경매는 각 참여자가 자신의 외부효과만큼 지불하므로  유인합치성을 충족한다. 하지만 추천으로 비크리 경매에 참여하게 되면 과도한 추천 보너스 지급으로 인해 판매자의 수익이 감소할 수 있는 것이 단점이다.

이처럼 일반적인 경매는 참여자가 늘수록 경쟁이 심해져 낙찰자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나 판매자 입장에서는 가격을 올리기 위해 누군가를 추천해 참여자가 늘길 원한다.

입찰자와 판매자 모두 이득인 경매

KAIST 기술경영학부 정승원 교수가 성균관대 이주성 교수와 공동연구로 입찰자와 판매자 모두 이득을 주는 경매 메커니즘 ‘GPR(Groupwise-Pivotal Referral)’을 개발했다.

GPR 경매는 판매자도 기존 경매 방식 대비 많은 이익을 가져오며, 입찰자도 자신의 친구를 추천해 함께 참여하는 것이 항상 이득이 된다. 

만약 추천을 해서 타인이 낙찰 받는 경우에도 보너스를 받을 수 있다.

GPR 메커니즘 예시, 원안의 숫자는 참여자 번호(판매자는 0, 나머지는 입찰자), 원밖 숫자는 입찰자 최대 지불 의사 금액(단위=억원)을 나타낸다. 위 그래프는 판매자(0)은 입찰자 1, 2만 직접 초대 가능하고, 입찰자 3, 4는 입찰자 1의 추천, 입찰자 5는 입찰자 2의 추천을 통해서만 참여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KAIST

이에 대해 정 교수는 “모든 수익을 판매자와 직접 연결된 입찰자와 판매자 둘이서만 나눠 갖는 GPR 메커니즘의 내쉬 균형(Nash Equilibrium)은 마치 원청업체가 하청업체보다 높은 수익을 얻는 상황의 극한값으로도 설명된다”고 밝혔다.

내쉬 균형은 경쟁자 대응에 따라 최선의 선택을 한 경우  서로가 자신의 선택을 바꾸지 않는 균형상태를 의미한다.

정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지피알 경매는 외부효과를 추천 네트워크상의 그룹별로 계산함으로써 여러 좋은 성질을 갖게 된다”며 “입찰자 입장에서 손해 걱정 없이 다른 입찰자를 추천해 참여시키고, 판매자도 손해가 발생하지 않을 뿐 아니라 다른 경매 방식보다 수익이 항상 더 큰 이론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달 국제학술지 `Games and Economic Behavior'에 게재됐다.

대덕특구=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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