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감 높아지는 ‘첨단재생의료’…중증 희귀난치질환 ‘새 희망’ 될까

기대감 높아지는 ‘첨단재생의료’…중증 희귀난치질환 ‘새 희망’ 될까

바이오 업계 숙원 ‘첨단재생바이오법’ 개정안 국회 통과
3년간 승인된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 ‘37건’ 그쳐
GC셀, 다양한 면역세포 활용 고형암 파이프라인 보유
차바이오텍, 세계 최대 ‘셀 라이브러리’ 보유

기사승인 2024-02-05 14:00:15
쿠키뉴스 자료사진

줄기세포 치료와 유전자 치료 등 국내 첨단재생의료에 대한 규제가 풀리며 세포·유전자 치료제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중대·희귀·난치질환자가 국내에서도 첨단재생의료 치료를 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첨단재생바이오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환자의 첨단재생의료 치료기회 확대와 연구·산업 발전 기반 강화를 위해 ‘첨단재생의료 치료제도’가 도입됐다. 안전성 확보를 위해 치료 대상은 중대·희귀·난치질환자 등으로 규정했다. 첨단재생의료 실시기관이 제출한 치료 계획을 심의해 실시 여부가 결정되며, 위험도가 높은 치료는 계획 심의 전 관련 임상연구를 시행하도록 하는 등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보건복지부는 시행일(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에 맞춰 현재 운영 중인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 안전관리 체계를 개편할 계획이다.

임상연구 대상자 범위도 확대됐다. 지금까지 극히 예외적인 허가 사례를 제외하면 사전 승인된 연구 대상자에 한해 비용 청구 없이 임상연구만 가능했지만, 이제는 비용 청구도 가능해진다. 세포를 최소한으로 조작해 첨단바이오의약품 원료로 공급하는 업체에 대한 관리도 이뤄져 관련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게 됐다.

그간 첨단재생의료 연구는 특정 질환에 제한되고 환자 치료에도 적용할 수 없는 한계가 있어왔다.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승인된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는 37건, 연구 대상자는 665명에 그친다. 이로 인해 환자 수요가 많은 영역은 매년 1~2만명의 해외 원정치료를 양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 의원은 “첨단재생바이오법이 통과돼 이제는 국내에서도 줄기세포 치료 등 첨단재생의료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며 “바이오산업계의 오랜 숙원이 해결됨에 따라 국내 산업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K-바이오 역시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바이오 기업들에겐 호재다. 그동안 줄기세포와 유전자를 이용한 치료제나 의료기술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었지만, 법적 규정이 없어 실제 치료에 적용하는 데 난항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관련 기업으로는 △지씨셀(GC셀) △차바이오텍 △메디포스트 △엔케이맥스(NKMAX) △셀리드 △유틸렉스 △큐로셀 △안트로젠 △바이오솔루션 △제넨바이오 등이 꼽힌다.

고형암 타깃 세포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GC셀은 T세포뿐 아니라 NK(자연살해세포), CIK(사이토카인 유도 살해세포) 등 다양한 면역세포를 활용한 고형암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GC셀은 최근 한국, 호주에서 동종유래 NK세포를 활용한 고형암 치료제 ‘AB-201’의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또 CIK세포를 활용한 GC셀의 대표적인 항암면역세포 치료제인 ‘이뮨셀엘씨주’(이뮨셀LC주)는 이미 간세포암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국내에서 적응증을 확보했다. 고형암을 타깃으로 한 CAR-T(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도 개발 중이다.

GC셀 관계자는 “이번 첨단재생바이오법 개정안 통과를 계기로 중증 희귀난치성 질환의 치료 기회가 확대됨에 따라 더 많은 국내 환자들에게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에 기쁘다”며 “기존에 진행 중인 세포·유전자 치료제 연구개발(R&D)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차바이오텍도 현재 개발 중인 면역세포 치료제 ‘CBT101’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치료제의 파이프라인 임상을 가속화하고 상업화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CBT101은 지난 2020년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악성신경교종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은 바 있으며, 2022년 국내 임상 1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올해 다국적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차바이오텍은 세포치료제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파이프라인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미 만성 요통 세포치료제 ‘CordSTEM-DD’, 뇌졸중 세포치료제 ‘Cordstem-ST’ 등 임상 연구를 통한 근거를 확보했다. 난소기능부전 세포치료제 ‘CordSTEM-POI’에 대한 임상도 진행할 예정이다. 차바이오텍은 배아·성체줄기세포부터 면역세포까지 질환별로 적용 가능한 세계 최대 ‘셀 라이브러리’(Cell Library)와 분리부터 배양, 동결에 이르는 세포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차바이오텍 관계자는 “차바이오텍이 개발 중인 세포치료제를 활용해 환자들에게 더 많은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 임상과 사업화의 속도를 높이는 한편, 국내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이 활성화되면 매출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첨단재생의료산업협회도 기대감이 높다. 협회는 최근 이득주 녹십자홀딩스 상임고문을 회장으로 선임했다. 이 회장은 “첨단재생바이오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세포치료, 유전자치료 등 첨단재생의료 시장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며 “국가 의료 발전과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첨단재생의료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도 확고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확정한 ‘2024년 바이오·의료기술 개발사업’ 시행계획에 따르면, 첨단바이오 원천기술 개발에 5421억원이 투입된다. 정부는 △바이오 핵심 산업 육성 △바이오 전략·유망기술 확보 △글로벌 R&D 협력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국가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과 함께 합성생물학 핵심 기술 개발, 인공 아체세포 기반 재생치료기술 개발 등 신규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설리반’에 따르면, 글로벌 세포·유전자 치료제 시장은 2021년 46억7000만달러(한화 약 6조2500억원)로 연평균 44% 성장해 오는 2027년 417억7000만달러(55조85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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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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