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7일 신년 기자회견을 대신해 특별 대담을 진행했다. 90분간 각본 없이 진행됐으며 최근 국민적 관심을 받은 김건희 여사 ‘명품백 논란’부터 의대 정원 문제, 당정 관계, 야당과의 대화, 안보 문제까지 다양한 질문에 대해 윤 대통령이 직접 답했다.
“선거 앞두고 1년 전 일 꺼내…정치공작”
“앞으로 재발 처신이 더 중요…국민 걱정 없게 할 것”
윤 대통령은 4일 녹화하고 7일 공개된 KBS 특별 대담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백 논란에 대해 “관저에 들어오기 전의 일로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고인이 된 김건희 여사의 아버지와의 동향임을 내세우면서 접근한 이에게 선을 그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관저에 들어가기 전 발생한 일로 지금은 그러한 문제가 없으며 앞으로도 국민의 우려가 없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명품백 논란에 대해서는 “정치공작이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선거를 앞두고 1년 전의 일을 터뜨리는 건 정치공작이다. 다만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분명히 선을 긋고 처신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이 오해하거나 불안해하는 일이 없도록 분명히 해야 할 것 같다”고 부연했다.
“한동훈, 총선 마치고 보자고 해…최근 통화 안 해”
“대통령실 출신 후광 효과 없을 것…공정하게 룰 따라 공천”
최근 윤-한 갈등에 대한 질의에도 답했다. 윤 대통령은 한동훈 비대위원장과의 소통을 묻는 질의에 “비대위원장 취임할 무렵 통화했고 최근에 통화한 적이 없다. 선거 지휘나 공천에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고 가까운 사이였지만 총선 끝나고 보자고 했다”며 “그렇지만 정무 수석을 통해 필요한 소통은 한다. 대통령이나 당 대표나 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을 해야 하는 입장이기에 사사로운 게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의 총선 공천에 대해서는 공정함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출신 인사의) 후광 효과는 없을 것”이라며 “내가 사표 제출을 재가했으나 특혜는 기대하지 말고 또 그럴 능력도 안 된다. 공정하게 룰에 따라 뛰라고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당과 대통령실이 거리를 얼마나 두느냐가 총선 승리의 관건이라는 식으로 언론서 얘기하는데 대통령실 후광은 불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총선에 나간 분들은 원래 다 정치에 뜻이 있었던 이들”이라고 설명했다.
영수회담 불발에 “이미 없어진 용어”
“야당 대표 만남은 여당 지도부 무시 처사”
“의대 정원 확대,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그간 제1야당 대표와 만남을 가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확실한 입장을 냈다. 윤 대통령은 “‘영수회담’이라는 단어는 없어진 지 오래된 용어”라며 “여야 지도부끼리 논의 가능한데 영수회담하는 게 여당 지도부를 무시하는 것처럼 될 수 있다. 다만 행정부를 대표하는 대통령의 결심사항이 필요한 그런 단계 때 같이 이야기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최근 의사가 반발하고 있는 의대 정원 확대 현안에 대해서는 증원에 대해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 윤 대통령은 “고령화 등으로 의사 수요는 점점 높아가고 의사 증원이 필요하다”며 “국가 정책은 국민을 최우선에 둬야 하고, 국내 의료 산업의 글로벌시장 진출이나 바이오헬스케어 분야를 키우기 위해서라도 의대 정원 확대는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역설했다. 더불어 “과거에는 정부가 선거를 너무 의식해 의료 소비자인 환자·환자 가족과 의료진의 이해 갈등으로만 봤는데 이제는 상생의 길이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신년 대담에는 이외에도 물가 안정화 및 안보·대북 문제 방안, 늘봄 추가 확대, 저출생 해결책 등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이날 방영분은 지난 4일 촬영됐으며, 7일 밤 10시 KBS를 통해 방영됐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