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에 대한 과잉 경호를 비판하며 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촉구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졸업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을 항의하던 졸업생이 끌려 나간 사건에 대한 규탄 메시지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6일 SNS를 통해 카이스트 졸업생이 대통령실 경호원들로부터 끌려 나가는 영상을 올리며 “대통령은 사과하라”고 짧게 적었다. 

이날 오후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 참석한 윤 대통령의 축사 도중 R&D 예산 삭감에 항의하는 졸업생을 대통령실 경호원들이 입을 틀어막고 행사장 밖으로 데려나가는데 이에 대한 비판이다.

대통령실은 공지를 통해 “경호구역 내에서의 경호 안전 확보 및 행사장 질서 확립을 위해 소란 행위자를 분리 조치했다”고 밝혔지만 야당은 과잉 경호이자 국민의 의견을 묵살하는 행태라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서 “국회의원 폭력 제압 사건이 벌어진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똑같은 사건이 재발했다”며 “당시도 제대로 조치하지 않으면 국민 누구든지 끌려 나갈 수 있다고 얘기했는데도 안타깝게도 현실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견을 폭력으로 제압하는 행태를 반복하는 걸 보니 국민의 질책이 두렵지 않은 모양”이라며 “졸업생의 입을 틀어막고 끌어내는 행위가 ‘대통령경호법’에 따라 대통령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하여 신체에 가하여지는 위해를 방지하거나 제거’하는 경호인가. 윤석열 정부는 ‘대통령경호법’부터 다시 공부하라”고 직격했다. 

민주당 원내부수석 박주민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이 ‘과학자들의 꿈과 도전을 가장 잘 뒷받침하는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는데 오늘 상황을 지켜본 국민 중 과연 그렇게 기억할 국민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며 “누구든 일단 듣기 싫은 말만 들렸다고 하면 입부터 막고 끌어내는 게 정말 자유 민주주의 국가의 대통령이냐”고 반문했다.

서용주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정녕 국민의 입을 틀어막는 ‘입틀막 대통령’이 되기로 작정한 것이 틀림없다”며 “윤 대통령은 제발 국민을 두려워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대통령이 되기를 촉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