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 오픈런’ 원인은…“의사 부족” vs “근무환경 열악”

‘소아과 오픈런’ 원인은…“의사 부족” vs “근무환경 열악”

기사승인 2024-02-21 00:46:40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 교수(왼쪽)와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이 20일 MBC ‘100분 토론’에서 의사 수 부족에 관해 격론을 벌였다. MBC 캡처

소아과 진료를 받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는 ‘소아과 오픈런’ 현상이 발생한 원인을 두고 격론이 오갔다.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은 20일 MBC ‘100분 토론’에서 “소아과 오픈런 현상은 소아과 진료 환경이 열악해서 많은 소아과 의사들이 진료 현장을 떠나는 것이 원인”이라며 “소아과 의사를 더 뽑아야 하는 게 아니라 진료 환경 개선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진료가 필요한 소아 인구는 줄었는데, 소아과 의사는 늘고 있다고도 했다. 이 회장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소아 인구는 21% 감소했으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수는 32.7% 증가했다. 

이 회장은 “의사는 피부·미용에선 과잉이지만, 필수의료 분야와 중환자실, 응급실에 근무하는 의사는 적다. 근무환경이 개선돼야 하는 것”이라며 “의대 정원이 아닌 의사 재배분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반면 절대적인 의사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소아과 의사도 적은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 교수는 “소아과 의사 수가 적은 건 절대적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 회장이 주장한 것처럼 소아과 전문의가 피부·미용 분야로 이탈한 경우는 드물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지난 10년간 소아과 개원의 수는 거의 변화가 없으며, 소아과 간판을 내리고 다른 과 진료를 하는 의사도 몇십명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은 소아 환자가 가정의학과에서도 진료를 받지만, 한국은 소아과에서 대부분 진료를 받는다. 이를 고려하면 인구당 소아과 의사 수는 미국에 비해 60~70%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의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유정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팀장은 “절대적인 의사 수가 부족한 가운데 의료 인력들이 수도권에 집중되거나 보상이 많은 비필수 분야로 가고 있다”면서 “의사 수 부족 문제가 배분의 문제를 악화시키는 구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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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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