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침을 두고 첨예한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대 의대 졸업식이 열렸다. 김정은 서울대 의과대학장은 제자들에게 사회적 위상에 걸맞은 책임을 강조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김 학장은 27일 서울대 의과대학 행정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회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지금 의료계는 국민들에게 따가운 질책을 받고 있다”며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학장은 “교수들께 배운 대로 필수 의료 지킴이와 의사·과학자·연구자로 평생을 살겠다는 여러분의 순수한 마음을 잘 알고 있다”며 “여러분이 열심히 노력해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하지만 사회에 숨은 많은 혜택을 받고 이 자리에 서있다”고 했다.
이어 “의사라는 직업은 국민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회에서 함께해야 하는 숭고한 직업”이라며 의사란 직업이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높은 경제적 수준이 아닌, 사회적 책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축사에 나선 김영태 서울대병원장 역시 “현재 대한민국 의료계가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의료인으로서 환자의 건강이 최우선이고 환자 치료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의사들의 단체행동에 공감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이웅희 동창회 부회장은 축사에서 “지금 우리를 둘러싼 의료사회는 정부의 무리한 의대 정원 확대 정책으로 깊은 혼돈에 빠졌다”며 “지금 이 시간에도 정부는 대화나 협치보단 갈등만 증폭시키는 양상이라 더 답답하고 착잡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여러 번 갈등과 위기를 겪었지만 그때마다 단합된 의지와 지혜로 어려움을 극복해 왔다”고 덧붙였다.
이날 서울대 의대 학사 졸업식에는 133명의 졸업생이 참여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