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총선을 위한 지역구 공천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며 여야의 비례대표 후보 선정에 관심이 쏠린다. 여야를 중심으로 한 비례 위성정당뿐 아니라 조국 전 장관을 앞세운 조국혁신당의 뜻밖의 흥행에 지역구 후보와 정당 투표를 다르게 하는 ‘교차투표’가 판세를 가를 변수로 전망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9일 비례대표 후보자 신청을 마감한다. 국민의미래 공천관리위원회는 공천 신청자를 평가한 뒤 오는 22일까지인 후보자 등록 기간을 고려해 비례대표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도 비례대표 후보 공모를 마감하고 후보 선정 절차에 돌입한다. 민주당은 지난 7일 비례대표 후보자 공모에 총 192명이 신청했다고 밝혔다. 서류 심사와 면접을 거쳐 다음 주 최종 후보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 순번은 범야권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서 결정할 방침이다.
비례 의석을 두고 거대 양당이 본격 경쟁에 돌입하는 가운데, 지역구 투표와 비례대표 투표에서 각각 다른 정당을 선택하는 ‘교차투표’가 최대 변수가 되고 있다. 지역구 투표 때는 사표 방지를 위해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에 투표하지만, 비례대표 투표에서는 제3의 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흥행몰이 중인 조국혁신당은 ‘교차투표’를 노리고 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6일 CBS 라디오에서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이라며 “국민의힘과 야권 단일 후보가 경쟁하는 것이고 대부분이 민주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조국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만나 정권 심판에 힘을 합치자는 데 뜻을 모았다. 다만 조국개혁당이 더 많은 비례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사당화’ 논란이 일고 있는 민주당과 다르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는 평가도 있다. 이 대표 체제에 불만을 가진 유권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서는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이유다.
제3지대에 비례 의석을 뺏길까 걱정한 여야는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서 최대한 잡음 줄이기에 힘쓰고 있다. 비례 공천에서 마저 ‘잡음’이 발생하면 본격 세 불리기를 나선 3지대가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미래는 공관위를 국민의힘과 동일하게 구성해 위성정당 이미지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비례대표 공천도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서 홀대 지적을 받았던 정치신인, 청년, 여성 등을 집중배치해 차별화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범야권 정당들과 손잡고 정권심판론과 정치 다양성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연합에 함께하는 새진보연합, 진보당, 시민사회의 후보를 당선권인 20번 안에 우선 배치하기로 했다. 새진보연합 후보에는 용혜인 전 기본소득당 대표, 한창민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후보에 오른다. 진보당에서는 장진숙 공동대표, 전종덕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 손솔 수석대변인이 확정됐다. 다만 종북 성향 등 다소 논란이 큰 인사도 포함됐다는 비판이 있어 크게 인기를 얻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정치 관례와 달리 두 번 연속 비례대표에 이름을 올린 용혜인 의원에 대한 부적절성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용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서 비례대표로 이름을 올려 원내에 입성하고 제명 형식으로 기본소득당으로 복귀했는데 이번에도 비례 특혜를 받았다.
다만 민주당은 옹호하고 있다. 윤영덕 더불어민주연합 공동대표는 8일 MBC 라디오에서 “이전에도 비례를 연속해서 네 번 넘게 받은 분들도 계시지 않느냐”며 “비례를 두 번 받는 문제보다는 ‘누가 국회의원의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는가’ 평가되는 것이 온당하다”고 했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