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폐기물을 일반 소각장에서 완벽하게 멸균처리 하는 장치가 개발돼 의료기관의 감염병 대응력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한국기계연구원(이하 기계연)은 한방우 도시환경연구실장 연구팀이 ㈜바이탈스와 공동으로 의료폐기물을 병원에서 바로 처리하는 멸균장치를 개발, 충남대병원에서 실증을 마쳤다고 13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의료폐기물 멸균장치는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등 생물학적 유해 물질을 고온 멸균기술과 고압 증기방식으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특히 높은 온도의 증기가 의료폐기물 내부로 침투할 수 있도록 이를 분쇄하고 온도를 100℃ 이상으로 높여 멸균효과를 향상시켰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의료폐기물을 멸균 조건을 세계 최고 수준인 138℃에서 10분 또는 145℃에서 5분 이상으로 높여 기존보다 시간을 33% 단축시켰다.

기존 방식은 파장 1㎜~1m의 극초단파(마이크로웨이브)에 노출된 수분을 최대 100℃로 가열시키기 때문에 작업자의 전자파 노출 위험과 더불어 내부 금속 물질 유입 등으로 화재 우려가 있었다.

또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의료폐기물이 대폭 늘었지만 전용 소각시설은 전국에 13곳에 불과하고, 병원은 전문업체를 통해 의료폐기물을 소각장으로 이동시키기 때문에 감염 위험성과 비용부담이 상존했다.

반면 기계연이 개발한 기술은 병원에서 직접 멸균시켜 일반폐기물로 전환할 수 있어 수송과정에서 감염 위험성이 없을뿐 아니라 소각량 감소와 수송거리 단축으로 탄소중립에도 기여한다.

특히 각 병원 규모나 내부공간에 맞춰 기기를 제작할 수 있다.

한 실장은 “의료폐기물 고온·고압 증기 멸균기술은 완전 밀폐 환경에서 거의 모든 감염균을 박멸하는 방식”이라며 “이 기술을 향후 감염동물사체 멸균 처리기술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덕특구=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