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0억 사나이’ 야마모토 요시노부(25‧LA 다저스)가 또다시 ‘와르르’ 무너졌다. 시즌 개막을 일주일도 안 남긴 시점에서 충격적인 부진에 빠진 야마모토다.
야마모토는 1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 랜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선발등판해 4.2이닝 8피안타 1볼넷 4실점으로 무너졌다.
시즌을 앞두고 마지막 경기를 마친 야마모토는 시범경기 3경기 1패 평균자책점 8.38(9.2이닝 9실점)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도 1.97에 달할 정도로 야마모토는 시범경기 내내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스토브리그에서 야마모토는 MLB 역대 투수 계약 최대 규모인 12년 최대 3억2500만 달러(약 4300억원)라는 놀라운 계약을 맺고 미국 땅을 밟았다. LA 다저스가 야마모토에게 얼마나 많은 기대를 가졌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야마모토의 성적을 봤을 때, 초대형 계약은 합리적으로 보였다. 야마모토의 일본 프로야구 통산 성적은 172경기 70승29패 평균자책점 1.82다. 또한 야마모토는 일본 최고 투수상인 사와무라상 3연패 및 3년 연속 4관왕에 올랐고, 2022⋅2023시즌 연속 노히트노런을 달성하기도 했다, 사실상 일본에선 적수가 없었다. 오타니 쇼헤이라는 선례가 있기에 야마모토의 MLB 성공 가능성은 높게 점쳐졌다.
하지만 천하의 야마모토에게도 MLB의 장벽은 높았던 걸까. 일본을 정복한 야마모토는 미국에서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첫 경기까지만 해도 좋았다. 지난달 29일 텍사스 레인저스와 경기에 등판한 야마모토는 2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그러나 두 번째 경기부터 ‘와르르’ 무너졌다. 야마모토는 지난 7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3이닝 6피안타 3볼넷 4탈삼진 5실점으로 ‘최악투’를 보였다.
야마모토는 이날도 해법을 찾지 못하고 충격적인 부진에 빠졌다. 3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은 야마모토는 4회 들어 위기를 맞았다. 아웃카운트 하나 없이 세 타자에게 연속으로 안타를 허용했다. 무사 만루 위기에서 야마모토는 타이 프랭스에게 좌전 2타점 적시타를 헌납했다.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5회, J.P. 크로포드와 로드리게스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야마모토는 폭투까지 범하며 무사 2⋅3루 득점권에 몰렸다. 여기서 야마모토는 미치 가버를 상대로 회심의 커브를 던졌으나 통타 당하며 좌측 선상으로 흐르는 2타점 2루타를 내줬다. 결국 보다 못한 LA 다저스 벤치는 야마모토를 강판했다.
야마모토의 부진은 같은 아시아 선수인 이정후의 활약과 대비된다.
오프시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500억원) 대형 계약을 맺은 이정후는 14일까지 시범경기 타율 0.348(23타수 8안타)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당초 예상보다 높은 계약 규모에 ‘오버페이’라는 지적도 나왔지만 이정후는 뛰어난 실력으로 부정적인 시선을 극복하는 중이다.
야마모토에게도 반전 기회는 남아있다. 야마모토는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MLB 서울시리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 선발투수로 내정됐다. ‘충격 부진’에 빠진 야마모토가 서울시리즈를 계기로 반등에 나설지 주목된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