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악몽”…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 공개사직

“매일 악몽”…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 공개사직

기사승인 2024-03-19 16:43:37
최세훈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부교수가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 사직 의사를 밝혔다. 최세훈 교수 페이스북 캡처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추진에 반발한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의 빅5 병원 중 한곳인 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가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으면 흉부외과의 미래가 없다”며 공개 사직 의사를 밝혔다.
 
최세훈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부교수는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땅의 가장 어려운 환자들을 포기하게 되는 날이 오는 것을 무기력하게 지켜 보느니 차라리 의업을 떠난다”고 전했다.
 
최 부교수는 “매일 악몽을 꾸는 것만 같다”면서 “불과 한 달 만에 이 땅의 의료가 회복불능으로 망가져 버렸다는 것이 도저히 믿기지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겨우 버텨오던 흉부외과는 남은 자들이 온 몸과 마음을 갈아 넣으며 얼마간 버티다가 결국 문드러져 버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전공의와 전임의가 사직한 후 혼자 감당가능한 수술은 이전의 절반 수준이라며, 폐암 환자들은 기약없이 수술을 기다리는 상태라고 호소했다. 
 
의대 증원을 추진하는 정부에 대해선 강압적으로 진행해선 안 된다고 피력했다. 최 부교수는 “정책 의도가 아무리 좋아도, 그 정책으로 인해 한 나라의 의료가 붕괴된다면 아마추어 정부일 뿐”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정부의 무자비한 정책으로 전공의들 모두 미래에 절망한 채 자발적 사직을 결정했다”며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흉부외과의 미래는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 정책이 일방적이라며 의료현장을 떠나겠다는 의사들의 사직 예고는 확산하고 있다.

앞서 울산대(서울아산병원), 가톨릭대(서울성모병원), 성균관대(삼성서울병원)에 이어 서울대와 연세대까지 빅5 병원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집단사직에 동참하겠다고 뜻을 모았다. 이들은 오는 25일을 기해 사직서를 낼 예정이다. 20개 대학이 모인 전국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도 같은 날 대학별로 일부 교수들이 사직서를 내기로 결의했다고 표명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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