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그래의 성장기, 아름답게 피어나는 미완의 삶 ‘미생(未生)’이 20⋅21권 출간을 끝으로 12년 간의 여정을 마친다.
20일 미생 단행본 마지막 20⋅21권이 출간됐다. 2009년 ‘미생’ 연재 계약을 맺은 윤태호 작가는 2012년부터 웹툰 연재를 시작했고, 기나긴 항해의 마침표를 찍었다.
윤태호 작가는 누구보다 뛰어난 취재력을 바탕으로 ‘미생’을 공전의 히트작으로 만들었다. 바둑계에서 윤태호 작가를 만나보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다양한 인물을 인터뷰하면서 밑그림을 그린 윤 작가는 장그래의 연구생 생활을 실감나게 그려내기 위해 당시 연구생 총감독을 맡고 있던 최명훈 9단과 장시간 만나기도 했다.
대기업 원 인터에서 시작해 중소기업인 온길로 이어지는 주인공 장그래의 직장인 서사는 21권에서 막을 내렸다. 장그래가 처음 인턴으로 입사할 즈음, 사회생활을 시작한 독자들도 어느덧 10년 차 이상의 중견 직장인이 됐다. ‘미생’ 20⋅21권은 완생을 향해 나아가는 대한민국 직장인과 울고 웃으며, 우리네 미완의 삶을 응원한다.
시즌2의 말미로 향하는 20권에서 장그래는 ‘바둑을 은유해 삶을 배울 수 있지만 삶의 그리드는 바둑과 다르다’라고 되뇐다. 장그래는 삶의 원동력이기도 했지만 자신을 짓눌러 온 바둑에서 비로소 해방되며 인생의 새로운 대국에 첫수를 둔다. 21권 표지에서 장그래는 비로소 자신의 과거와 마주하고, 이것이 ‘미생’ 마지막 장면이 됐다.
우리는 각자의 아픔과 실패를 안고 살아간다. ‘미생’ 시즌1, 시즌2를 함께한 독자들은 20⋅21권에서 또 다른 감동과 여운을 곱씹으며 인생작 ‘미생’을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미생’은 완생을 향해 나아가는 우리를 응원한다. 완생을 지향함으로써 우리는 꿈꿀 수 있고 한층 나은 삶을 살 수 있다. 그러나 미완인 삶 그 자체도 충분히 아름답다.
한편 완간을 기념해, 연재 완결 화인 216수 이후의 대국에 대한 기보 해설을 최종 236수까지 모두 실었다. ‘미생’ 시즌2의 중심을 잡아 준 제3회 삼성화재배 결승5번기 최종국을 깊이 음미할 수 있게 했다. 일곱 살 무렵부터 바둑을 시작해 세계를 제패하고, 바둑 사범으로, 해설자로 바둑계 전반을 살아 온 유창혁 사범의 인터뷰도 실었다.
‘미생’ 20⋅21권을 통해 바둑과 바둑에 인생을 건 사람들에 대한, 미처 몰랐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