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지역구 후보 중 누구를 뽑을 것이냐는 질문에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에 비해 우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와 이종섭 호주대사 문제가 원인이 됐다는 평가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16~18일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1008명을 대상으로 ‘4월 국회의원 선거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은 어느 후보에 투표하겠냐’는 질문에 민주당 후보는 45.2%로 국민의힘 후보 38.2%로 7.0%p 차이가 발생했다.
뒤이어 잘모름·무응답 4.7%, 개혁신당 후보 3.4%, 투표할 후보가 없다 2.8%, 새로운미래 후보 2.0%, 무소속 후보 1.9%, 기타정당 후보 1.6%, 녹색 정의당 후보 0.2% 순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국민의힘 후보 41.7% vs 민주당 후보 39.6%)과 부산·울산·경남(국민의힘 후보 45.5% vs 민주당 후보 42.1%)이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국민의힘 후보는 대구·경북에서 52.3%로 민주당 후보 30.1%에 비해 강세였다. 반면 민주당 후보는 호남권(62.7%), 충청권(51.2%), 인천·경기(47.0%)에서 앞섰다. 정치성향별로는 보수에서 국민의힘 후보 지지율이 64.7%로 가장 높았다. 민주당 후보는 중도(46.7%)와 진보(75.9%)에서 오차범위 밖 격차를 벌렸다.
민주당이 ‘비명횡사’ 공천으로 난항을 겪으면서 총선 위기론 커지면서 당내 지지층 간 갈등이 커졌다. 다른 계파의 공천 컷오프 등으로 탈당, 이적 등이 발생했다.
민주당은 위기 극복을 위해 조국혁신당과 함께 연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연대 이후 조국혁신당 지지층을 중심으로 ‘지민비조’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이라는 뜻이다.
민주당 지역구의 강세는 ‘지민비조’로 투표를 독려함에 따라 투표에 유보적인 유권자들이 움직인 것으로 해석된다. 조국혁신당은 지지율이 상승하자 ‘비조지민’(비례는 조국혁신당, 지역구는 민주당) 구호를 꺼내 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문가는 지역구 후보 조사에서 민주당이 앞서는 이유로 ‘비조지민’과 이종섭 호주대사 문제 등을 꼽았다. 민주당의 대체재인 조국혁신당이 나와 비례를 투표하면서 지역구 투표가 독려된다는 설명이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전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지역구 후보 조사는 당 지지율과 후보자 개인 지지율이 녹아있는 조사다. 그럼에도 오차범위 밖 격차가 발생한 것은 조국혁신당 돌풍이 크다”며 “더불어민주연합에 마음을 주지 못하는 유권자들이 대체재 조국혁신당에 투표하러 가면서 지역구로 민주당을 찍는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종섭 호주대사를 두고 당정이 재차 파열음을 냈다. 당정 관계의 구조적 문제점을 드러낸 것도 크다”며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총선에 큰 악영향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유선 전화면접(10.3%), 무선 ARS(89.7%)를 병행해 진행됐다. 응답률은 5.5%,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오차범위 ± 3.1%p다. 표본 추출은 유무선 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 방식이며 통계보정은 2023년 11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값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길리서치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