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치사율이 22%에 달하는 감염병이 유행하고 있다. 국내 유행 가능성은 적지만, 최근 엔화 약세 등으로 인해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2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일본에서 A군 연쇄구균성 질환인 ‘연쇄상구균 독성쇼크증후군’(STSS) 감염이 증가하고 있다. 일본 STSS 환자는 2023년 941명이 발생했고, 올해는 2월 말까지 414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발생한 환자 중 사망자는 90명으로, 치명률이 21.7%에 달한다. 특히 50세 이상 연령대의 치명률은 24%로 나타났다.
STSS는 원인병원체인 A군 연쇄상구균에 의해 발생한다. 대부분 인플루엔자(독감)와 비슷한 경미한 호흡기 증상이 생기지만 감염이 진행되는 경우 고열, 발진, 류마티스열, 사구체신염 등이 이어질 수 있다. 중증으로 진행될 경우 괴사성 근막염, 다발성 장기부전, 독성쇼크증후군 등으로 악화된다.
STSS는 현재까지 개발된 백신이 없는 만큼 조기 진단을 통한 항생제 치료가 중요하다. 주로 코로나19처럼 비말을 통해 전파되며 사람 간 신체 접촉에 따른 전파는 드물다. 피부의 상처를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국내에선 STSS를 별도의 법정감염병으로 분류하고 있지 않다. 다만 동일원인균으로 감염될 수 있는 성홍열을 2급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해 감시하고 있다. 질병청은 국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성홍열 환자에 대해 의료기관으로부터 신고를 받아 감시 중이며, 중증·합병증·사망 사례의 경우 역학조사를 실시한다. 지난해 국내 성홍열 (의사)환자는 810명이며, 이는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7562명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국내에서 2000년 이후 성홍열 감염으로 인한 합병증 보고 사례는 4건이며, STSS 의심 사례는 2건이 있었다.
A형 연쇄상구균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선 상처가 발생한 경우 상처 부위의 외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비말로 인한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고령층이나 당뇨병 환자, 수술 뒤 상처가 남았거나 상처가 일어날 수 있는 바이러스에 감염돼 의심 증상이 나타난 경우라면 신속하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다만 동일원인균으로 감염될 수 있는 성홍열의 국내 발생이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매우 낮은 점을 고려할 때 국내 유행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조동호 명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A군 연쇄상구균 감염은 합병증으로 인한 쇼크가 생겼을 때 치사율이 높다”며 “다만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고 전파력이 높지 않아 국내에 들어와 유행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짚었다.
질병청은 의심 증상이 보이면 조기에 진단하고 신속하게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일본 발생 상황을 고려해 국내외 발생 동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일선 의료진을 대상으로 환자 진료 안내를 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며 “해외여행객들은 감염예방 수칙을 준수하고, 고위험군의 경우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을 방문해 달라”고 당부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