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겸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른바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서울 곳곳을 돌며 수도권 표심 잡기에 나섰다. 최근 여권 안팎에서 재점화한 수도권 위기론을 불식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 위원장은 25일 오전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과 중구 신당동 떡볶이 타운을 찾아 윤희숙(서울 중·성동갑), 이혜훈(서울 중·성동을) 후보 지원에 나섰다.
한 위원장은 왕십리역 광장 연단에 올라 “대한민국의 모든 정치인을 통틀어 실물 경제에서 가장 유능한 사람이 누구냐. 윤희숙”이라며 윤 후보를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이 점은 우리를 반대하는 사람도 윤희숙의 실력을 의심하지 못한다. 여러분을 위해 가장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성동의 윤희숙이다. 제가 윤희숙과 함께 대한민국의 정치를 바꾸고 시민의 삶을 바꿀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후 한 위원장은 인근 신당동 ‘떡볶이타운’으로 이동해 이혜훈 후보와 중성동을 후보와 거리 인사에 나섰다. 이 자리엔 국민의힘 위성 비례정당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인요한 후보(8번)도 동행했다. 두 사람이 만난 건 인 위원장이 국민의미래 선대위원장으로 임명된 이후 처음이다.
한 위원장은 인 위원장을 가리키며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가 신당동에 왔다”고 했다. 그는 이 후보와 인 위원장의 손을 맞잡고 “이곳 시민들이 뭘 원하시는지 안다. 그래서 국민의힘도 해내는 사람, 실천하는 사람인 이혜훈을 보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때보다 더 나은 경륜으로 여러분이 원하는 재개발 이슈 풀어낼 사람이다. 그래서 국민의힘이 이혜훈을 이곳에 보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세 사람은 40분가량 ‘깜짝’ 떡볶이 오찬을 하며 친분을 다졌다. 이들은 오찬에서 공직선거법을 준수하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게 선거운동을 진행하자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 위원장은 이날 한 위원장과의 점심식사를 마치고 취재진들을 만나 “(한 위원장과) 선관위(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법을 잘 준수해야 한다는 대화를 주로 나눴다”고 전했다.
한 위원장이 이날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유세에 나선 이유는 최근 여권 안팎에서 재부상한 수도권 위기론에 대처하려는 모습으로 보인다. 한강 벨트는 총선의 승패를 좌우할 핵심 승부처로 꼽힌다. 마포구·용산구·성동구·광진구·동작구 등에 있는 9개 지역구가 속하며, 넓게는 영등포구까지 포함된다. 국민의힘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서울 49개 가운데 41개 지역구를 야당에 내주며 참패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5번 출구 앞에서 박용찬 영등포을 후보와 함께 출근길 거리인사에 나섰다. 선대위 체제 전환 뒤 첫 아침 출근길 인사다. 박 후보와 한 위원장은 구호에 맞춰 시민들에게 ‘90도 인사’를 했다.
이후 서울 현장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세 자녀 이상 가구의 대학등록금 전액 면제, 저출생 지원 소득기준 폐지 등이 담긴 파격적인 저출생 4대 대책을 발표했다. 다수 여론조사에서 고전 중인 수도권 판세를 뒤집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