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ELS 자율배상 수용…예상 배상 금액만 1.9조원

은행 ELS 자율배상 수용…예상 배상 금액만 1.9조원

시중은행 6곳 금감원 분쟁조정기준안 수용 결정
가장 규모 큰 국민은행 배상 예상금액 9900억원 추정

기사승인 2024-03-29 15:25:04
한국신용평가 제공.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을 판매했던 시중은행 6곳이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기준안을 수용하고 배상 절차에 돌입했다. 배상 비율을 40% 수준으로 볼 경우 자율배상 규모는 1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은 29일 “이사회를 열어 홍콩H지수 ELS 손실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기준안에 따른 자율조정안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자율조정협의회’를 설치해 신속하게 투자자 배상에 나설 계획이다. 자율조정협의회는 금융업 및 투자상품 관련 법령과 소비자보호 분야에 풍부한 학식과 경험을 갖춘 외부 전문가들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외부 위원들은 투자자별 판매 과정상의 사실 관계와 개별 요소를 면밀히 파악해 배상금액 산정을 지원할 예정이다.

신한은행도 같은날 이사회를 개최해 금융감독원의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관련 분쟁조정기준안을 수용하고 투자자들에 대한 자율배상을 결정했다. 소비자보호그룹 내에 금융상품지식, 소비자보호 정책과 법령 등 관련 경험이 풍부한 외부 전문가들이 포함된 자율조정협의회를 설치할 방침이다. 자율조정협의회로 공정하고 합리적인 기준과 절차에 따라 배상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계획이란 설명이다.

신한은행은 4월부터 고객과 접촉해 배상 내용, 절차 등의 안내를 시작하고 배상비율 협의가 완료된 고객부터 배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SC제일은행을 비롯해 농협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도 손실이 확정된 투자자를 대상으로 조속히 배상비율을 확정하고 배상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국신용평가 제공.

시중은행들의 배상 결정에 따라 실시될 자율배상 규모는 약 1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신용평가는 29일 ‘홍콩 H지수 기초 ELS 상품 대규모 손실의 은행권 영향’ 보고서를 통해 시장 예상 배상 비율인 40%를 적용할 경우 올해 6개 은행은 1조9500억원을 배상해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가장 많이 판매한 국민은행의 배상 예상액은 약 9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봤다. 이외에도 △신한은행 2870억원 △농협은행 2590억원 △하나은행 2570억원 △SC제일은행이 1500억원을 배상해야 할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순이익 대비 배상 비중은 SC제일은행이 44%으로 가장 컸으며, 국민은행이 33%으로 집계됐다.

한신평은 은행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을 고려할 경우 자본적정성의 급격한 저하는 없겠지만, 금융지주의 주주환원 확대에 따른 은행 배당 부담과 수익성 저하를 고려하면 ELS 배상이 자본적정성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신평 관계자는 “각 은행의 수익성 및 자본적정성 영향, 투자 위축에 따른 수수료 수익 저하, 고객의 충성도 변화에 따른 이탈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지켜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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