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들 “연속근무 뒤 휴식”…진료·수술 축소

의대 교수들 “연속근무 뒤 휴식”…진료·수술 축소

의대 교수 비대위, 다음달 1일부터 외래·수술 조정
“환자·의료진 안전 위한 필수적인 조치”
박민수 차관 언론 대응 제외 촉구…“대화 걸림돌”

기사승인 2024-03-30 11:23:30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30일 오전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신대현 기자

전국 의과대학·병원 교수들이 4월부터 24시간 연속근무 후 다음날 주간 근무는 서지 않기로 결정했다. 전공의들이 떠난 의료현장을 지켜온 교수들이 과중된 업무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번아웃’을 호소함에 따라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교수들은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을 언론 대응에서 제외할 것도 촉구했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30일 오전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지난 29일 온라인으로 열린 4차 총회 결과를 전했다.

방재승 전의비 위원장은 “우리나라 수련병원들이 무너지고 미래의 의사 양성 시스템이 송두리째 날아갈 위기 속에서 의대 교수들은 마지막으로 집단 사직서를 제출해 파국을 막고자 한다”며 “3월25일 사직서 제출이 시작된 이후 지난 5일간 수천 명의 교수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 곁을 끝까지 지키기 위해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은 교수들도 파국을 막아야 한다는 마음은 한결같다”고 덧붙였다.

의료 공백이 장기화되며 현장에 남은 의료진의 피로 누적이 심화된 상태다. 전의비 소속 한 대학병원이 자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 교수들의 근무시간은 주 60~98시간에 이른다. 이에 전의비는 다음달 첫째주부터 교수들의 최소한의 휴게시간 확보를 위해 24시간 연속근무 후 익일 주간 근무를 쉬도록 권고했다. 중증·응급환자 진료를 제외한 외래진료와 수술은 대학별로 조정하기로 했다. 방 위원장은 이 결정이 환자와 의료진의 안전을 위한 필수적인 조치라고 강조했다.

강홍제 원광의대 교수협 비대위원장은 “그전까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환자를 봤다. 이 때문에 물리적, 체력적 한계가 왔다”며 “과거와 같은 진료를 하면 의료사고의 위험성이 커진다. 각 진료과의 상황에 따라 필수의료를 신경 쓰고 비필수의료는 줄이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상급종합병원에 오지 않아도 되는 경증환자들의 진료는 줄이고, 위급한 환자들은 의사의 도리를 다하며 진료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의 언론 대응 배제도 요구됐다. 박 차관의 발언들이 이 사태를 악화시킨 원흉이란 주장이다. 방 위원장은 “전의비는 전공의와 학생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의대 정원 증원을 철회하고, 정부가 진정한 대화의 장으로 나오길 촉구한다”며 “그런데 박 차관은 ‘의대 정원은 의료계와 협상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한다. 대화의 장에 걸림돌이 되는 박 차관을 언론 대응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전날 개최된 전의비 4차 총회에 참가한 대학은 강원대, 건국대, 건양대, 경상대, 계명대, 고려대, 대구가톨릭대, 부산대, 서울대, 연세대, 울산대, 원광대, 을지대, 이화여대, 인제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한양대 등 20곳이다.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과 진료 축소는 다음주를 기점으로 더 거세질 전망이다. 이에 더해 오는 31일 대한의사협회가 16개 시도의사회 대표자 회의를 열고 집단행동 여부를 결정한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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