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5일 이화여대 인근의 사전투표장을 찾아 투표했다. ‘이화여대생 미군장교 성상납 발언 논란’의 당사자인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경기 수원정 후보를 겨냥한 행보다. 한 위원장은 “법과 국민을 무시하는 사람들에게 위대한 힘을 보여달라”며 적극적인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이화여대길에 위치한 신촌동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마치고 나와 “민주당은 최악의혐오·사기 후보를 끝까지 비호하면서 판세에 영향이 없다는 말을 했다. 국민들께서 착각이고 오만이란 걸 알려주실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전 9시 정각 투표소를 찾은 그는 국민의힘 당색인 빨간색 스웨터를 착용했다.
한 위원장은 사전투표 장소로 대학가가 밀집한 신촌을 고른 이유는 2030 무당층의 투표율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투표율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승기를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은 신촌에서 투표를 한 이유에 대해 “나라의 미래가 청년에 있다고 보고 청년 정책과 청년이 잘 사는 나라를 위한 정치를 할 생각”이라고 했다.
신촌에 이화여대가 있는 점을 고리 삼아 김준혁 후보도 저격했다. 김 후보는 최근 ‘김활란 이화여자대학교 초대 총장이 미군정 시기에 학생들을 미군 장교에게 성상납시켰다’는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한 위원장은 “역대급 혐오 후보 아니냐. 우리 주변에 그런 사람이 현실세계에 없을 것 같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김 후보를 끝까지 비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김 후보의 머릿속에 든 생각들이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미래의 표준이 되게 하려는 것인지 저는 묻고 싶다”고 부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소위 ‘카이스트 입틀막’ 사건이 있었던 대전에서 사전투표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재명 대표야말로 국민들의 ‘입틀막’을 하고 있다”며 “김준혁, 양문석, 공영운 후보 등에 대해 국민들이 오랫동안 분노의 말씀을 해왔는데 꿈쩍도 하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그간 4·10 총선 목표 의석수를 밝히지 않은 한 위원장은 이날도 직접적으로 수치를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얼마나 많이 투표장에 나가시느냐에 달려 있다. 투표장에 나가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망한다고 생각한다”며 최대한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할 것을 당부했다.
사전투표에 부정적인 보수 지지층을 겨냥, 이번 개표가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점도 부각했다. 한 위원장은 “이번 투표부터 사전투표와 본투표를 가리지 않고 수개표가 진행된다. 믿고 사전투표에 나서달라”며 “지금은 고만고만한 정책 차이보다는 범죄를 방어하겠다는 사람과 법을 지키면서 살아온 선량한 사람 사이의 대결이다. 미래세대는 조국과 이재명처럼 살지 않을 거라고 말씀해 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이 한 여론조사 비례정당 지지율 결과에서 30%를 넘겨 1위를 한 것에 대해선 “사전투표에 나가달라. 조국혁신당에 있는 사람들의 면면을 봐달라. 그런 사람이 득세하는 대한민국을 만드실 건가”라며 “지켜야 할 범죄자는 없다. 지켜야 할 나라와 국민만 있다”고 호소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부터 6일까지 전국 3565개 투표소에서 사전투표가 진행된다. 유권자는 별도 신고 없이 전국 사전투표소 어디서나 신분증만 제시하면 투표할 수 있다. 투표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이날 오전 9시 현재 투표율은 2.19%로 집계됐다. 역대 사전투표가 적용된 전국단위 선거의 동시간대 투표율 중 최고치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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