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참여연대에서 활동한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원 유세에 대해 “현직에도 그렇게 선거에 자꾸 개입하려다가 큰 곤욕을 치르셨던 분”이라며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품위를 지켜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저격했다.
김 비대위원은 5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에 출연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아킬레스건 중에 하나가 울산시장 선거 개입”이라며 “이게 재수사에 돌입했고, 과거에는 제가 알기로 행정관 수준과 비서관 수준에서 기소가 되고 재판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선거운동을 할 자유와는 별개로 전직 대통령분들은 우리나라에서 그런 관행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성급하게, 저도 놀랄 만큼 많은 민주당을 제외한 많은 제 시민단체와 언론들은 모두 다 비난 일색”이라고 밝혔다. 김 비대위원은 과거 참여연대에서 활동한 진보 진영 인사였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조국 사태’를 계기로 등을 돌렸다. 이후 ‘조국 흑서’로 불리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집필하는 등 운동권 세력을 비판해온 인물이다.
김 비대위원은 “본인 스스로 잊힌 인물이 되고 싶다고 해놓고서는. 조금은 신중한 처사를 부탁한다”며 “본인 5년 재직시절에는 민감한 사안들에 입장을 내놓지 않고 주저주저하시던 분이 왜 이렇게 성급하게 뛰어드시는가”라고 꼬집었다.
최근 문 전 대통령은 4·10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지원 사격에 뛰어들었다. 민주당 당색인 파란 점퍼를 입고 험지인 부산·울산·경남(부울경) 후보 지원에 나서거나 윤석열 정부 심판론에 힘을 싣고 있다.
사전투표 첫 날인 이날에는 경남 양산 하북면 주민자치센터에서 사전투표를 한 뒤 “지금은 현 정부를 정신 차리게 해야 하는 선거”라며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과 또 조국혁신당 또 새로운미래 이런 야당 정당들이 선거에서 많이 승리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저도 응원의 마음을 보태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행보는 퇴임 후 ‘잊힌 삶’을 공언해왔던 것과 거리가 멀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2022년 4월20일 청와대 오찬에선 “퇴임 후 현실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보통 시민으로 살겠다”고 약속했다. 2022년 3월30일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 성파 대종사 추대법회에선 “남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하고 자연으로 돌아가서 잊힌 삶, 자유로운 삶을 살겠다”고 말했다. 2020년 1월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선 “대통령 임기가 끝나면 잊혀진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밝혔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