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단체가 의료기관을 떠난지 두달 째, 이 기간 수련병원 수입은 1년 전과 비교해 4000억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병원협회는 지난 2월 16일부터 3월 31일까지 500병상 이상 수련병원 50곳의 경영 현황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결과를 5일 공개했다. 이들 병원을 규모별로 나누면 500~700병상인 곳이 12개, 700~1000병상 29개, 1000병상 이상인 곳이 9개다.
조사 결과, 전공의가 떠난 뒤 50개 병원의 전체 병상 가동률(56.4%)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8%p 떨어졌다. 입원 환자는 42만948명(27.8%), 외래 환자는 73만1801명(13.9%) 줄었다.
환자가 줄면서 이들 병원의 전체 수입액은 지난해 2조6645억원에서 올해 2조2407억원으로 약 4238억3000만원(15.9%) 감소했다. 병원당 평균 84억8000만원가량 수입이 감소했다.
지난 2월과 3월 수입을 비교했을 때는 3월 한 달간의 수입 감소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00병상 이상 병원의 3월 한 달간 평균 수입은 지난해 784억3000만원에서 올해 596억1000만원으로 24.0% 급감했다. 이는 전공의 공백이 길어짐에 따라 매출 감소 또한 폭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재 서울의 ‘빅5 병원’(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들은 경영 적자로 인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최근 연세의료원과 서울아산병원에 이어 서울대병원도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서울대병원은 전공의 사직 기간이 길어지면서 간호사 등 직원들의 무급휴가 신청을 받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최근 직원들의 무급휴가 기간을 최대 한 달에서 100일까지 늘렸다.
대한병원협회 측은 경영난에 빠진 대형 병원들이 나중에 받을 건강보험 급여를 앞당겨 받는 ‘선지급’ 등 재정 지원에 나서줄 것을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이에 정부도 상급종합병원에 1~2개월치 건강보험 요양급여비를 선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