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전해지는 정치권 소식을 보고 듣다 보면 ‘이건 왜 이렇지’ ‘무슨 법에 명시돼 있지’ 등등 많은 궁금증이 생깁니다. 정치와 관련된 소소한 이야기부터 이해하기 어려운 법조문까지. 쿠키뉴스가 쉽게 풀어 설명해 드립니다. 일명 ‘쿡룰(Kuk Rule)’
이번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성 당선자는 총 60명, 이 중 비례대표 당선자는 24명입니다. 상당수가 비례대표로 당선된 셈입니다.
전체 여성 국회의원 중 비례대표의 비율이 높은 이유는 현행 공직선거법에 ‘비례대표 여성 할당제’ 때문입니다.
공직선거법 47조 3항에 따르면 국회·지방의회의원 선거 후보자를 추천할 때 비례대표 의석에 한해 여성을 50% 이상 추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남녀교호순번제를 도입해 비례 순번에서 여성에게 필수적으로 홀수 번호를 부여하도록 했습니다. 모든 정당의 비례대표 1번이 여성인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해당 법안은 지난 2004년 국회의 여성대표성 확대를 위해 도입되었습니다. 정치적 다양성을 확대해 국민의 다양한 구성을 반영하고자 것입니다. 실제로 할당제 도입 후 여성 의원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제16대 국회에서 여성 의원은 16명이었지만, 할당제가 첫 적용된 18대 국회에서는 41명, 19대 47명, 20대 51명, 21대 57명이 원내에 진입했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당선자 중 여성은 36명으로 역대 최다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전체의 14%에 그칩니다. 그 이유는 여성 공천율 자체가 저조하기 때문입니다. 현행법은 지역구 의석에 대해서 ‘전국지역구총수의 100분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는 ‘권고’ 규정만 두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총선 지역구 여성 공천은 민주당 16.7%, 국민의힘 11.8%에 그쳤습니다.
할당제는 지역구 여성 과소대표를 보정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특히 21대 총선에서 5석의 비례대표를 배분받은 정의당은 당시 비례대표 후보 1번부터 3번까지 모두 여성을 추천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는 ‘비례대표 여성 할당제’가 국회 여성 과소 대표와 정치적 성별 불균형이라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입법 기관인 국회에서 불균형이 발생하면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어렵다”며 “비례대표 여성 할당제는 이러한 불균형을 극복하고 사회적 다양성을 반영하기 위해 도입됐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여성의 사회적 참여가 늘어난 현재 추세에 맞게 각 정당들도 지역구 공천율을 높이는 등 여성대표성 확대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