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등을 중심으로 전력 인프라 투자가 크게 확대되고, 인공지능(AI) 확장에 따른 기업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변압기 등 전력기기 생산 업계의 전망이 밝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연합뉴스가 연합인포맥스를 통해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컨센서스)를 취합한 결과, HD현대일렉트릭은 올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6% 증가한 7161억원을, 영업이익은 79% 상승한 82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효성중공업은 건설 부문을 포함한 올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2% 상승한 약 1조원, 영업이익은 356% 증가한 64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LS일렉트릭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은 9% 하락한 744억원을 기록하겠으나, 매출은 6.3% 증가한 1조395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전력기기 산업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역대급’ 호황기를 만난 상태다. 미국의 노후 전력망 교체 주기 도래에 따른 고용량 전력망 수요 급증, 미국·유럽 등 주요국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따른 전력 인프라 수요 증가, 중동 내 대규모 전력망 프로젝트 추진 등 각종 호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에도 미국·유럽·사우디 등에서 전력기기 공급계약을 연이어 따내는 등 수주 행진을 지속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가 5조3780억원에 달했다. 효성중공업은 3조7180억원, LS일렉트릭은 2조3260억원 규모의 수주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 구축이 전력기기 업계의 호황을 한층 더 끌어올릴 전망이다. AI 시스템을 가동하려면 막대한 전력을 사용하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이 필수고, 이를 뒷받침할 초고압 변압기와 배전반 등 전력 인프라·시스템 수요가 갖춰져야 한다.
실제로 오픈AI의 생성형 AI 챗GPT-3에는 1만여 개에 달하는 그래픽 처리장치(GPU)가 사용되는데, 1750억개의 매개변수가 있는 챗GPT-3 모델을 한 번 학습시키는 데 필요한 전력은 시간당 1.3GW(기가와트)로 전해진다. 이는 한국 전체에서 1분간 소비하는 전력 총량과 같다.
검색 작업을 수행하는 데도 AI가 일반 검색 대비 5배가량 더 많은 전력을 소모하며, 실시간으로 서버를 냉각하는 시스템에도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2023∼2028년 글로벌 데이터센터의 연평균 전력 수요 증가율이 11% 수준이지만, 여기에 AI 서버를 적용하면 증가율이 연평균 26∼36%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토대로 국내 ‘전력기기 3사’의 올해 연간 실적 전망치도 밝은 편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전년 대비 41.8% 증가한 4468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측됐으며, 효성중공업은 48.7% 증가한 3832억원, LS일렉트릭은 2.6% 증가한 3334억원으로 각각 전망됐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