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피 0.5억부터 프리미엄 1.2억까지…대구 부동산 ‘극과 극’

마피 0.5억부터 프리미엄 1.2억까지…대구 부동산 ‘극과 극’

기사승인 2024-04-18 06:00:08
대구 수성구 ‘범어 아이파크’ 완공 후 예상 모습. HDC현대산업개발

대구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극에 달하고 있다. ‘미분양 무덤’이라 불릴 정도로 미분양 물량이 쌓이는 동시에 일부 지역에서는 두 자릿수 청약 경쟁률을 기록, 프리미엄(웃돈)이 붙는 등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대구 미분양은 1만124가구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미분양 물량이 쌓여있다. 이는 전국 미분양 물량 6만4875가구의 15.6%에 달하는 수준이다. 특히 대구 남구에 쌓인 미분양 물량만 2232가구로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미분양관리지역으로 15개월 연속 선정될 정도다.

대구 중구도 14개월간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선정됐으나 지난 2월 말 미분양 997가구로 관리 지역에서 해제됐다. HUG는 미분양 세대 수 1000가구 이상이면서 ‘공동주택 재고 수 대비 미분양 가구 수’가 2% 이상인 경우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있다.

미분양 물량이 쌓인 일부 아파트의 경우 분양권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는 ‘마이너스 프리미엄’(마피)이 속출하고 있다. 미분양으로 인한 마이너스 프리미엄은 대형 건설사도 피하지 못했다. 현대건설이 분양한 대구 중구 ‘힐스테이트 동인 센트럴’(114㎡)은 분양가 5억3900만원에 달했으나 마피 5000만원으로 4억8900만원 시세를 형성했다. 대우건설의 ‘수성푸르지오리버센트’(111㎡) 역시 6억4200만원에 분양됐으나 마피 3000만원으로 6억9435만원에 매매 물건이 나왔다.

물건이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공급이 쏟아지며 미분양 악순환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구는 2022년부터 미분양이 급증했는데 공급 계획이 줄지 않고 있다. 지난해 1월 하이투자증권이 발표한 ‘2023 부동산시장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대구는 2020~2021년 2년간 5만7704가구 분양 물량이 쏟아졌다. 여기에 2023~2026년까지 총 9만115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한양수자인 더팰리시티 문주. 한양


한기 속 온풍 부는 수성구

부동산 냉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프리미엄 피 1억원을 웃도는 등 온기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 부동산과 범어동 일대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GS건설이 시공한 수성구 범어동에 위치한 ‘범어자이’(주상복합) 분양권은 500만~1억2000만원 가량 웃돈이 붙었다. 이 아파트 114㎡의 경우, 분양가 12억5900만원에 프리미엄 1억2000만원이 붙어 14억3488만원의 시세를 형성했다. 범어자이의 경우, 고분양가로 인해 분양 이후 1년간 미분양 물량이 남아있었으나 지난해 10월 완판에 성공한 뒤 웃돈이 붙은 것으로 풀이됐다.

청약에서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도 나왔다. 지난 1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1일 진행된 ‘대구 범어 아이파크’는 일반 공급 1순위 청약 결과 총 82가구 모집에 1256건이 신청, 평균 경쟁률 15.3대1을 기록했다. 84㎡A의 경우 8가구 모집에 263명이 신청해 32.9대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양 건설이 시공한 달서구 ‘한양수자인 더팰리시티’는 입주 2주 만에 입주율 50%(잔금 납부 기준)를 초과 달성했다. 지난달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대구‧부산‧경상권 아파트 입주율이 64.6%인 점을 고려하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입주가 이뤄지고 있다. 한양 관계자는 “양수자인 더팰리시티는 대구 1호선 서부정류장역 초역세권의 입지를 갖췄다”라며 “금리 인하, 대출 완화 등 종합적인 영향을 받은 것 같다”라고 밝혔다.

전문가는 대구 지역 내 입지에 따라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대구는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 하락이 이어지기 전부터 하락세가 나타났다”라며 “집값 하락이 장기화되며 일부 지역에서는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생긴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입지가 좋거나 수요자들의 관심도가 높은 지역 위주로 매물이 소진되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는 추세”라면서도 “지역별 양극화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조유정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