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이 아시아 돌풍의 핵으로 거듭났다. 지난 2023 AFC 아시안컵 때 인도네시아 역사상 첫 16강 진출 신화에 이어, 이번엔 U-23 아시안컵에서도 처음으로 8강 토너먼트에 오르는 새 역사를 썼다.
인도네시아는 22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3차전 최종전에서 요르단에 4-1로 대승했다. 조별리그 2승1패(승점 6점)를 기록한 인도네시아는 카타르(2승1무‧승점 7점)에 이어 A조 2위를 확정했다.
이날 인도네시아는 전반 23분 마르셀리노 페르디난의 페널티킥 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이어 전반 40분 위탄 술라에만이 추가골을 터뜨리며 2-0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후반전에도 상대를 압박한 인도네시아는 후반 25분 페르디난의 쐐기골로 3-0까지 차이를 벌렸다. 문전 앞 절묘한 2대1 패스로 상대 수비진을 무너뜨린 점이 효과적으로 작용했다. 후반 34분 자책골로 추격을 허용했지만, 후반 41분 코망 테구가 추가골을 작렬하며 상대 의지를 꺾었다. 결국 인도네시아는 4-1로 경기를 끝내고 역대 첫 8강 진출을 완성했다.
인도네시아 이전에 아시아 무대에서 경쟁력을 보였던 동남아시아 국가는 베트남이다. 2017년부터 2023년까지 6년간 박항서 감독 지휘 아래, 베트남은 축구 변방에서 아시아 축구의 다크호스로 성장했다. 박 감독은 2018년 동남아시아 축구선수권 대회 우승, 베트남 최초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 등 수많은 업적을 남겼다.
이번엔 신 감독이 ‘박항서 매직’을 재현하며 인도네시아를 ‘돌풍의 핵’으로 만들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선 험난한 조별리그 경쟁을 뚫어냈기에 더 의미가 깊다. 인도네시아는 ‘우승 후보’ 카타르, 호주와 한 조에 묶였다. 또 ‘2023 AFC 아시안컵’ 준우승팀인 요르단도 있었다. 객관적인 전력상 인도네시아가 크게 열세였던 셈이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은 놀라운 지도력으로 이를 극복했다. 카타르와 첫 경기에서 0-2로 패하긴 했지만, 홈 어드밴티지를 등에 업은 카타르를 상대로 준수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전열을 가다듬은 신 감독은 2차전에서 호주를 1-0으로 꺾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3차전에선 날 선 공격력으로 요르단을 4-1로 제압했다. 인도네시아는 강팀들 사이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보이며 8강에 진출했다.
인도네시아는 신 감독 체제 아래, 연일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성인대표팀에선 지난 2023 AFC 아시안컵 때 처음으로 16강 토너먼트 무대를 밟았다. 연령별 대표팀이 나선 이번 U-23 아시안컵에서도 역사상 첫 8강 진출이라는 기쁨을 누렸다. 신 감독이 있는 한, 인도네시아는 아시아 축구 변방이 아닌 ‘돌풍의 핵’으로 평가받을 전망이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