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병원이 이번주부터 금요일마다 외래와 수술을 중단하기로 했다.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을 떠난지 두 달이 넘어가면서, 현장에 남은 의대 교수들이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는 22일 “충남대학교병원, 세종충남대학교병원은 비상대책위원회 차원에서 이번 주부터 금요일 휴진을 결정한다”며 “2달간의 의료 농단과 의대 입시 농단 사태를 겪으면서 교수들의 정신적, 신체적 피로도가 한계에 다다랐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원칙적으로 금요일마다 외래진료와 수술을 쉬고, 자체적으로 휴식에 들어가기로 했다. 다만 응급실, 중환자실, 투석실 등 응급·중환자 진료와 수술은 지속할 계획이다.
부득이하게 외래진료나 시술, 수술을 해야 하거나 축소할 수 없는 진료과는 최소한으로 유지한다. 금요일 외래진료가 없거나 시술, 수술 등의 변경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 평일로 대체해 휴진한다. 24시간 근무 이후 다음날 반드시 12시간 이상을 휴진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충남의대·충남대병원·세종충남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다. 진료 및 휴게 현황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금요일 휴진에 참여가 가능하다는 응답은 72.3%에 달했다. 해당 설문조사는 196명이 참여했다.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 장기화로 인해 당직 등 의대 교수들의 근무시간이 길어져 소진이 빨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비대위 설문조사 결과 주 100시간 이상 근무했다고 밝힌 응답자는 14.3%에 달했다. 주 80시간은 37.7%, 주 72시간은 46%, 주 60시간은 68.4%로 나타났다. 주 52시간 이상은 90.8%로 조사됐다.
전의교협은 “교수들의 정신적, 신체적 상태를 고려해 환자분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임을 양해 부탁드린다”며 “진료에 어려움이 있으신 분들을 위해 교수들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조처하고 있으니 환자분들과 보호자분들께서는 이해해 주길 부탁드리며, 다시 한 번 죄송함을 전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